김하성, 탬파베이와 2년 419억원 계약
길어지는 FA(프리에이전트) 협상 속에 '미아' 얘기까지 나오던 김하성(30)이 마침내 행선지를 찾았다. 바로 탬파베이 레이스다.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의 제프 파산은 30일(한국시간)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약 419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2025시즌 후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구조다.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어울린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나왔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해 말 탬파베이가 FA보다는 유망주들의 성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김하성이 어깨 부상으로 인한 의문으로 합리적이고 저렴한 1년 계약을 수락할 경우 탬파베이에 흥미로운 선수"라고 분석했다.
올 시즌 김하성이 탬파베이에서 플레이하게 되면 팀 역사상 4번째 코리안 빅리거가 된다. 앞서 서재응(현 NC 수석코치)이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뛰었고, 류제국이 2007년부터 2년 동안 몸담았다. 이후 최지만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21년 빅리그 무대를 밟은 김하성은 통산 540경기에 출전,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200타점 229득점 78도루(17실패), 출루율 0.326 장타율 0.380, OPS 0.706을 기록했다. 특히 특히 커리어하이인 2023시즌에는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 0.749의 성적을 올렸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와 함께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14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베테랑 잰더 보가츠를 밀어내고 1년 만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탈환했다. 12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3(403타수 94안타), 11홈런 47타점 60득점, 22도루, 출루율 0.330, 장타율 0.370, OPS 0.700을 기록했다. 타격에서는 인상적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선구안이 좋아지면서 출루율이 오히려 상승했다.
다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김하성은 지난해 8월 19일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서 견제구에 1루로 귀루하다가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김하성은 벤치에 교체 사인을 냈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 헬멧을 내동댕이쳤다. 이후 이틀 뒤 어깨 염증 진단을 받고 메이저리그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끝내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김하성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팀의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몸을 만들며 복귀를 준비했다. 한때 수비와 타격 훈련 모두 소화했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시즌아웃이 확정되며 포스트시즌에도 나서지 못했고, 10월 중순 수술대에 올랐다. 그는 KBO 리그 시절 주전에 오른 2015년 이후 화분을 정리하다 손을 다쳤던 2018년(129경기)을 제외하면 매년 130경기 이상 뛰었다. 그 정도로 건강한 선수가 처음으로 긴 결장을 하게 됐다.
내야에서 1루까지 송구 거리가 긴 편인 유격수 김하성이 어깨를 다쳤다는 건 자칫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빨라도 5월, 늦으면 전반기 내내 결장이 예상되는 김하성을 데려가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2년 계약 중 1년 후 옵트아웃을 할 수 있게 하면서 사실상 'FA 재수'를 선택하게 됐다.
그래도 '미아'만큼은 피하게 됐다. 앞서 또다른 매체 ESPN은 29일 "김하성은 시즌 개막 때까지도 계약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매체는 "수술 후 송구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어느 팀도 유격수 자리에 눈에 띄는 구멍이 없다"며 "에인절스는 잭 네토가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시즌 개막 때 나오지 못하지만, 그건 김하성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다만 1년 전 겨울과 달라진 분위기는 아쉽다. 지난 오프시즌 디 애슬레틱의 데니스 린은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확률이 낮다고 전망하며 그의 몸값이 7년 기준 총액 1억 3000만 달러(약 1878억 원)~1억 5000만 달러(약 2167억 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앞서 미국 매체 이스트빌리지 타임스는 2023년 8월 "김하성의 올해 연봉은 700만 달러다. 너무 낮은 몸값"이라며 "7년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연장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록 1억 달러 이상 계약은 무산됐지만, 김하성은 건강 회복 후 다시 '대박 계약'을 노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