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KIA 타이거즈

2024 V12 달성한 KIA 타이거즈 이제 V13을 향해

토털 컨설턴트 2024. 10. 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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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우승' KIA, 7년 만에 12번째 V

김도영, 최연소 30-30에 단일 시즌 최다 득점

통산 탈삼진 기록 갈아치운 양현종

최고령 기록의 사나이 최형우

최준영 대표이사 "더 잘해서 5연패까지"

KIA 타이거즈 V12 달성에 '야구의 도시' 광주 들썩

KS 6차전 시구 무산'…광주 발달장애야구단 "아쉽지만 기뻐"


1. '최다 우승' KIA, 7년 만에 12번째 V

KBO는 1천만 관중

KIA, 통합우승 달성…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로 KBO 최다 12회 축배

2024 KBO는 정규시즌 1천만 관중 동원…PS 16경기는 모두 매진

2024년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은 KIA 타이거즈였다.

6개월 이상 치른 정규시즌 장정을 1위로 마친 KIA는 단기전인 한국시리즈(KS)에서도 최강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끝난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차지한 KIA는 KBO리그 최다 KS 우승 기록을 '12회'로 늘렸다.

이 부문 2위 삼성(8회 우승)을 상대로 KS 우승을 차지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KIA는 1980년대(1983, 1986, 1987, 1988, 1989년), 1990년대(1991, 1993, 1996, 1997년), 2000년대(2009년), 2010년대(2017년), 2020년대(2024년)에 모두 한 차례 이상 우승한 최초의 구단이라는 영예도 누렸다.

올 시즌 KIA는 6월 12일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정규시즌 우승을 일궜다.

KS에 직행한 KIA는 21일 시작한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6회초, 비 때문에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되면서 '2박 3일' 만인 23일에 1차전 잔여 이닝과 2차전을 연이어 치렀다.

1차전에서 5-1로 역전승한 KIA는 2차전에서 경기 초반에 화력을 집중해 8-3으로 삼성을 꺾었다.

3차전은 삼성에 2-4로 패했지만, 4차전에서 9-2로 설욕했다.

안방인 광주에서 벌인 5차전에서 승리하면서 KIA는 1987년 이후 37년 만에 홈팬들 앞에서 KS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기쁨도 만끽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2번 올라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모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려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8월 타구에 턱을 맞아 수술대에 올랐던 제임스 네일이 기적처럼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하고, 타격 부진으로 '식물 타자'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김태군이 4차전에 만루 홈런을 작렬하는 등 KIA의 12번째 KS 우승에는 '서사'가 가득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아야 할 주인공은 팬이다.

정규시즌 720경기에는 1천88만7천705명의 팬이 야구장을 찾았다.

종전 최다였던 2017시즌 관중(840만688명)보다 무려 240만명이나 관중이 증가해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관중 1천만명 시대를 열었다.

포스트시즌 16경기에는 모두 만원 관중이 들어찼고, 35만3천550명의 관중이 프로야구 가을 잔치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역대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전 경기 만원 관중이 들어찬 건, 2010년(14경기 29만8천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2. 김도영, 최연소 30-30에 단일 시즌 최다 득점

통산 기록 갈아치운 베테랑  양현종 탈삼진

사상 첫 1천만 관중을 끌어모은 2024시즌 KBO리그는 다양한 기록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최고의 히트 상품은 단연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었다. 김도영이 올 시즌 내디딘 한 걸음 한 걸음은 야구인들의 이목을 휩쓸었다.

4월 한 달 동안 홈런 10개와 도루 14개로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전반기에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7월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단타-2루타-3루타-홈런 순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이뤘다.

김도영은 8월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리그 역대 9번째이자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최소 경기(111경기)로 30홈런-30도루 고지를 정복했다.

김도영은 여기에 21세 이하 최연소 최다 홈런, 최연소 100타점-100득점,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도 곁들였다.

김도영은 정규시즌을 타율 3위(0.347), 득점 1위(143점), 장타율 1위(0.647), 홈런 2위(38개), 안타 3위(189개), 출루율 3위(0.420)로 마무리했다.

앙현종은 8월 21일 광주 롯데전에서 2천49번째 삼진을 빼앗아 송진우(은퇴)를 넘어 통산 탈삼진 1위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꾸준히 삼진을 적립한 양현종은 현재 2천76개까지 쌓아 올렸다.

양현종이 이러한 추세로 4년을 더 뛴다면 송진우의 최다승(210승), 최다 투구이닝(3천3이닝)도 넘볼 수 있다. 현재는 179승, 2천503⅔이닝을 기록 중이다.



3. KIA, KS 우승 배당금만 52억5000만원 '돈방석'

총 입장 수입 약 146억원…역대 최고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룬 KIA 타이거즈가 역대급 인기에 힘입어 '돈방석'에 앉는다.

KIA는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었다.

4승 1패를 기록한 KIA는 삼성을 제치고 KS 우승을 확정했다.

KIA가 우승을 확정하면서 올해 PS 배당 규모도 윤곽이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PS 16경기는 모두 매진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 플레이오프 4경기, KS 5경기에 모두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PS 단일시즌 전 경기 매진은 14경기가 매진된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다.

총 관중수는 35만3550명이다.

KBO는 입장권 수입으로 약 145억8855만원을 벌어들였다. 역대 PS 입장 수입 최고액인 2012년 103억9222만6000원을 KS 시작도 전에 넘어섰다.

KBO리그 규정 제47조 '수입금의 분배'에 따르면 KBO는 PS 입장 수입 중 행사 및 경기 진행에 들어간 제반 비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PS에 진출한 5개 팀에 차등 배분한다.

정규시즌 1위 팀에 20%를 시상하고, 나머지 금액 중 50%를 한국시리즈 우승 팀에 준다. 준우승팀에는 24%,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구단에 14%,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한 구단에 9%,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구단에 3%를 배당한다.

제반 비용은 40%로 추산한다.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인 약 87억5300만원을 5개 팀이 나눠받는다.

KIA는 정규시즌 1위 팀 몫으로 17억5000만원을 챙기고, KS 우승으로 나머지 70억원의 50%인 약 35억원을 더 받는다.

통합 우승을 한 덕에 KIA는 52억5000만원을 챙긴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룬 LG 트윈스가 배당금으로 챙긴 돈은 약 29억4600만원이다. KIA는 두 배 넘는 금액을 받는다.

여기에 모기업이 주는 보너스가 더해진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KS 우승시 모기업이 배당금의 50%까지 보너스를 줄 수 있도록 합의했다.

상한선만큼 보너스를 준다고 하면 KIA 구단은 PS 배당금의 절반인 26억25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이러면 KIA가 받는 보너스 총액은 약 78억7500만원으로 불어난다.

KS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약 16억8000만원,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한 LG는 약 9억8000만원을 받는다.

준플레이오프 패배 팀인 KT 위즈에는 약 6억3000만원,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 팀인 두산 베어스에는 약 2억1000만원의 배당금이 돌아갈 전망이다.

4. 2025년의 타이거즈, 촘촘한 투수진과 뜨거운 방망이

KIA는 내년에도 왕좌를 지킨다.

37년 만에 광주 홈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축배를 들었지만, 기아(KIA) 타이거즈 앞에는 새로운 과제가 놓여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매번 “왕조”를 거론하며 2연패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는데, 이를 실현에 옮긴 팀은 많지 않다. ‘V12’를 달성한 기아는 내년에도 왕좌를 지킬 수 있을까.

기아 역시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다른 팀처럼 왕조 건설을 꿈꾼다.

최준영 기아 타이거즈 대표이사는 지난 29일 광주 홀리데이인 호텔 연회장에서 심재학 단장, 구단 직원, 선수단 전원을 앞에 두고 “12번째 우승을 했는데, 앞으로 더 잘해서 5연패까지 했으면 좋겠고, 명실상부 타이거즈 왕조를 이룩해 주시기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왕조라는 것은 굉장히 (구축하기) 힘들다”면서도 “세밀한 부분만 잘 잡아낸다면 올시즌처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단 역시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왕조 건설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4차전 만루 홈런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기세를 꺾었던 포수 김태군은 “장기집권은 당연히 할 수 있는데, 조건이 있다. 선수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우승했다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어떻게 연습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놓고 다시 한 번 (선수들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아 구성원들이 내년에도 우승을 언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아는 KBO 10개 구단 중 베테랑과 젊은 선수 간 조화가 잘 이뤄진 팀이다. 마운드에선 양현종이 선발로 버티고 있고, 타선에는 맏형 최형우를 포함해 김태군, 김선빈, 나성범 등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기아는 올해 정규 리그에서 유일하게 팀 타율 3할(0.301)을 넘긴 팀이었는데, 이들은 내년에도 타선을 굳건히 지킨다.

올시즌 커리어하이를 찍은 김도영을 필두로 젊은 선수들의 기량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이른 시간에 성장하면서 팀 자체가 굉장히 변했다”며 “젊은 선수가 내야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동료들과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냈다. 다른 또래 선수들도 김도영처럼 분발해서 매년 새로운 자원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팀에 견줘 젊은 투수층이 두꺼운 점 역시 기아가 지닌 강점 중 하나이다. 팀 내 국내 선수 중 1선발인 양현종이 흔들리더라도 이의리(후반기), 윤영철이 내년 시즌에는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다. 여기에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기량을 증명한 2000년생 김도현과 2002년생 황동하 역시 내년 기아의 선발진을 구성할 재목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인 엘지(LG) 트윈스의 우승 원동력은 튼튼한 불펜진이었는데, 기아 역시 불펜진이 튼튼하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기아가 삼성에 경기 초반 끌려다니면서도 반전을 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곽도규, 전상현, 장현식이라는 철벽 계투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 역시 내년에도 기아의 뒷문을 지킨다.

지난해 엘지와 올해 기아 모두 불펜진이 튼튼하다는 점은 같으나, 투수진 변화에는 큰 차이가 있다. 기아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장현식을 제외하고는 투수진에 변화가 없다. 엘지는 작년 우승 직후 마무리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중간 계투 유영찬이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해야 했다. 이정용은 국군체육부대(상무)로 갔고, 함덕주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제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믿었던 불펜진에 구멍이 생기면서 마운드가 부실해진 엘지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렸지만, 올해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끝으로 짐을 싸야 했다.



5. KIA 최준영 대표이사 "더 잘해서 5연패까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을 이끈 최준영 대표이사는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최 대표는 29일 오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연회장에서 열린 2024 한국시리즈(KS) 우승 기념행사에서 "우리 구단은 2017년에 우승한 뒤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2021년 11월에) 대표이사로 부임하고 3년 차에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는데, 선수단이 목표를 이뤄줘서 기쁘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아울러 "앞으로 더 잘해서 5연패까지 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범호 KIA 감독은 "대표이사께서 야구단에 신경을 많이 써주셨는데, 그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우리 선수단은 좋은 성적을 낼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내년도 잘 준비할 것"이라며 "나도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준영 대표이사와 심재학 단장, 이범호 감독, 주장 나성범은 케이크를 자르며 우승을 자축했고, 최 대표는 이범호 감독에게 직접 꽃목걸이를 전달하기도 했다.

[ 정상 등극 위해 1년 내내 힘 보탠 프런트, KIA가 위기에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 ]

1년 내내 현장과 함께 호흡하고, 노력했다. 그리고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KIA 타이거즈 프런트의 이야기다.

KIA는 지난 시즌 73승2무69패 (0.514)로 6위를 차지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도 5위 두산 베어스(74승2무68패·0.521)에 1경기 차로 밀리면서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등 성과를 확인했지만, 동시에 과제도 떠안았다.

시즌은 끝났지만, KIA 프런트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외국인 선수 계약에 힘을 쏟았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과 윌 크로우를 영입했다.

FA 김선빈, 비FA 최형우와의 계약도 마무리했다. 지난 1월 4일 김선빈과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18억원·인센티브 6억원)에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튿날에는 외야수 최형우와 1+1년 총액 22억원(연봉 20억원·옵션 2억원)에 'KBO리그 역대 최고령'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KIA는 내야진 강화를 위해서 스프링캠프를 앞둔 1월 15일에는 LG에서 방출된 내야수 서건창을 총액 1억 2000만원(연봉 5000만원·옵션 7000만원)에 영입했다. 결과적으로 외부 FA 영입은 없었지만, 전력 누수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중순 정해영, 이의리, 윤영철, 황동하, 곽도규 총 5명의 투수와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를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파견했다. 이들은 한 달 넘게 미국에 머무르며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이의리와 윤영철이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으나 나머지 투수들은 미국 연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렇다고 해서 KIA의 시즌 준비가 계속 순조롭게 흘러간 건 아니다. 1월 말 김종국 전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KIA는 김 감독을 해임 조치했다. 선수단은 사령탑 없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해야 했다.

선수들이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동안 프런트는 국내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설 연휴까지 반납하고 사령탑 선임 작업에 집중했다. 1차 스프링캠프가 막바지에 접어든 2월 13일 이범호 당시 타격코치를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외부 인사 대신 구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사를 택하면서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KIA에 크고 작은 위기가 찾아왔다. 가장 큰 고민은 부상이었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지난 5월 크로우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8월에는 네일마저 부상을 당했다. KIA의 선두 수성에 노란불이 켜졌다.

하지만 프런트는 부상자가 나왔을 때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했고, 캠 알드레드, 에릭 스타우트를 영입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또한 네일의 부상 회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8월 말 KIA의 선두 질주에 관한 질문을 받은 심재학 KIA 단장은 "김도현, 황동하 선수가 나오면서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웠다. 또 이우성 선수가 자리를 비운 뒤 백업 선수들이 공백을 메웠다. 선수층이 많이 두꺼워졌다. 그게 우리가 버틸 수 있는 힘이 아니었나 싶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현장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심 단장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은 것 같다. 선수들이 계속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았나 싶다. 또 이범호 감독도 너무 잘하고 있다"며 현장에 감사함을 전했다.

위기에도 쓰러지지 않은 KIA는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렇게 현장과 힘을 합친 프런트는 타이거즈의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완성했다.


[ '37년 만에 홈구장 우승' KIA 팬들 행복한 순간 만끽 ]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DJ센터서 함성 터져 나오고 기쁨의 포옹

"선수들 한 없이 자랑스러워",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 눈물 글썽

"37년 만에 KIA의 홈구장에서 우승 트로피라니…. 전율이 온몸을 감싸네요."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의 5차전이 열린 28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7-5로 KIA의 우승이 확정되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수만 명의 KIA 팬들은 타이거즈를 상징하는 대형 호랑이 탈을 관중석 울타리에 내걸며 일제히 환호했고,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며 12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즐겼다.

KBO리그 구단 중 '최다 우승'이라는 과거 기록에 우승 1회를 더 추가한 KIA 선수들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3회 초까지 5점을 내리 내주며 끌려가던 경기를 숨죽여 지켜봤지만, 반격을 거듭하며 역전하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서서히 번졌고, 9회 초 승리의 순간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포효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다독이며 얼싸안았고, 구단을 시즌 내내 이끌었던 KIA 감독을 헹가래 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장외응원전이 열린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에서도 KIA의 우승 확정과 동시에 우레와 같은 커다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시민들은 제 자리에서 펄쩍 뛰며 고함을 지르거나 함께 응원하던 일행들과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던 중계가 끝난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들은 기아 타이거즈의 응원가를 열창하며 경기가 끝난 후에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 KIA 타이거즈 V12 달성에 '야구의 도시' 광주 들썩 ]

각계 축하 메시지 쏟아져…"광주, 시대의 가장 큰 아픔 야구로 극복"

KIA 타이거즈가 프로야구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달성하면서 광주·전남 각계 인사들의 축하가 쏟아졌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날 경기 종료 직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어 광주 시민들에게 또 감동과 기쁨을 줬다"며 "KIA 타이거즈는 광주의 힘"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이날 "호남 야구의 자존심, KIA 타이거즈의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온 도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전설로 길이 빛나고 호남인의 긍지를 높여주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준호(광주 북구갑) 국회의원은 전날 경기 종료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뭐든 해봐'라는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헌신이 결실을 보았다""고 축하했다.

같은 당 조인철(광주 서구갑) 의원도 SNS를 통해 "선수단은 물론 최강 기아를 끝까지 응원해주신 광주시민 모두가 광주의 힘"이라며 기쁨을 나눴다.

민주당 정진욱(광주 동남갑) 의원은 "타이거즈는 역시 큰 무대에서 무적이었다"는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안방 무대에서의 우승 확정을 축하했다.

민주당 안도걸(광주 동남을) 의원은 한명재 MBC 스포츠+ 캐스터의 "1987년 이후 광주에서는 그 누구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 KIA 타이거즈가 정상에 오른다"며 "광주,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아픔을 야구로 극복한 이 도시에서 운명이자 자랑이었다"는 우승콜을 SNS에 공유하며 "타이거즈와 함께여서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한 캐스터의 우승콜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겪고 야구로 위로받았던 광주시민들과 1987년 광주 홈 구장 우승 당시 호남의 애환이 녹아 있는 '목포의 눈물'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던 역사 등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도 한 캐스터의 우승콜을 공유하며 "낮은 시선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MVP 김선빈 선수를 비롯한 모든 선수 수고 많으셨다"고 응원했다.

치열한 막판 순위 싸움을 이겨내고 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에 도전한 삼성 라이온즈를 향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민주당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은 SNS에 "잘했다 기아! 힘내라 삼전(삼성전자)!"이라고 응원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광주시당 위원장도 "KIA 타이거즈 우승이 우여곡절 많은 한 해를 위로해준다"며 "삼성 라이온즈도 올해 깜짝 놀랄 성적을 보여줬다. 수고 많았다"고 격려했다.

체육계와 경제계의 축하도 잇따랐다.

전갑수 광주시체육회장은 "야구를 사랑하는 도시 광주는 시대의 아픔을 야구로 극복했다"며 "야구에 진심인 광주에 우승으로 화답해준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진석 광주경영자총연합회장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 해태 타이거즈의 우승은 지역민에게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우승을 위해 버팀목 역할을 한 기아자동차와 최준영 KIA 타이거즈 대표이사 등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시즌 기아가 보여준 탁월한 경기력과 탄탄한 팀워크가 지역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며 "지역 대표 산업이자 기업인 기아가 앞으로도 우리 지역민들의 자긍심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KS 6차전 시구 무산'…광주 발달장애야구단 "아쉽지만 기뻐" ]

김성한 전 감독이 명예감독 맡은 팀…"내년 KS 첫 게임에 초대되길"

한국시리즈 6차전 시구·시타·시포를 준비하던 광주 동구 발달장애인 야구단이 5차전으로 마무리된 경기에 진한 아쉬움을 느끼며 기아타이거즈 우승을 축하했다.

광주 동구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야구단인 ET(East Tigers)야구단 한상원 팀장은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6차전 시구·시타·시포를 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기대와 설렘의 나날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구·시포를 하기로 한 친구들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자세를 잡을 수 있을지 열심히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5차전) 경기 초반만 해도 6차전까지 이어질 것 같아 내심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역전승으로 한국시리즈가 종료됐다"며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 수 있을지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아쉽긴 하지만 응원하는 팀과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서 ET 야구단 선수들도 환호를 질렀다고 한다"며 "37년 만에 홈인 광주에서 우승한 것이라고 하니 더욱 기뻐했다"고 말했다.

ET 야구단은 2016년 창단된 전국 최초 발달장애인 청소년 야구단으로 현재 10∼24세 청소년 25명이 야구를 통해 자립심을 키우고 있다.

김성한 전 기아타이거즈 감독이 명예 감독을 맡았다.

ET 야구단을 후원하던 기업이 지난해 지원을 종료하면서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지만 동구는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임택 동구청장은 "내년 한국시리즈에는 ET 야구단이 첫 게임에 초대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 호랑이 군단 포효, 광주 골목경제에도 활력 불어넣었다. ]

한국시리즈 경기 날 공공배달앱 이용 2∼4배 증가

프로야구 기아(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12번째 우승이 연고지 광주의 골목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29일 광주시와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에 따르면 기아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린 당일 광주공공배달앱을 통한 주문 건수와 매출액이 직전 주 평일 대비 약 4배 급증했다.

광주공공배달앱 이용 실적으로 집계한 지역 소상공인 매출은 광주에서 경기를 치른 날과 대구로 원정을 떠난 날을 구분하지 않고 고루 상승했다.

주문 건수와 매출액 증가는 공공배달앱 이용량이 많은 평소 주말과 비교해도 2배에 달했다.

10월 전체로 기간을 확대하면 이달 1일부터 기아가 우승을 확정한 전날까지 누적 주문 건수는 4만6천여 건으로, 월평균 3만5천500건 대비 약 30% 증가했다.

광주시와 광주경제일자리재단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를 돕고 기아의 우승을 기원하고자 한국시리즈 경기 당일 3천원 할인권 제공 행사를 마련했다.

기아가 우승해 추가로 5천원 할인권을 총 2천명에게 발급하는 특별 행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선영 광주경제일자리재단 소상공인디지털전환실장은 "10월 말까지 기간을 확대해 정밀하게 자료를 분석하면 보다 유의미한 통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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