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0 자신 있지만 의식 안 해…MLB 도전도 천천히"
"작년 이맘때보다 몸 상태 좋아…목표는 전 경기 출장"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지난해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였다.
4월에 KBO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며 위대한 시즌의 서막을 연 김도영은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활약을 펼쳤고, KIA의 통합우승에 공헌했다.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에 출전해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김도영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시작으로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었다.
시상식 참석만으로도 일정이 빡빡했지만, 비시즌 개인 훈련도 충실하게 했다.
올해 김도영은 지난해(1억원)보다 4억원이나 오른 5억원에 연봉 계약을 마쳐 KBO리그 4년 차 연봉 신기록(종전 이정후의 3억9천만원)을 세우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영광의 순간을 뒤로 하고, 김도영은 2025시즌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자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떠났다.
김도영은 "지난해 모든 일정을 끝내며 뿌듯함을 느꼈다"며 "이제는 다시 훈련에 열중할 때다. 비활동기간에 개인 훈련도 꾸준히 했다. 이맘때보다 준비는 더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줘서, 고민하지 않고 연봉 계약을 마쳤다"며 "기대해주시는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2024년 정규시즌에서 김도영은 타율 3위(0.347), 홈런 2위(38개), 타점 공동 7위(109개), 득점 1위(143점), 장타율 1위(0.647), 최다 안타 3위(189개), 출루율 3위(0.420), 도루 6위(40개) 등 KBO리그 타자 시상 8개 부문에서 모두 10위 안에 들었다.
공식 시상 기록은 아니지만, 타자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김도영은 1.067로 1위에 올랐다.
화려한 이정표도 여러 개 세웠다.
김도영은 4월 25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시즌 10호 홈런을 터뜨려 KBO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다.
전반기에 이미 20홈런-20도루(역대 5번째)를 채운 김도영은 후반기 8월 15일 키움전에서는 5회 중월 투런 아치를 그리며 30홈런-30도루를 고지를 밟았다.
20세 10개월 13일에 시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종전 박재홍(1996년 현대 유니콘스)의 22세 11개월 27일을 2년 앞당긴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또한, 시즌 111경기 만에 30홈런-30도루를 채워 에릭 테임즈가 2015년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달성한 종전 최소 경기 기록(112경기)을 1경기 단축했다.
김도영은 2014년 히어로즈 서건창(현 KIA)의 역대 시즌 최다 득점(135개)을 10년 만에 갈아치우고 이 부문의 새로운 1위가 되기도 했다.
김도영의 맹활약을 앞세워 KIA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도 제패하며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환희에 찬 2024시즌을 보낸 김도영의 2025년 목표는 의외로 소박하다.
김도영은 "올해 가장 달성하고 싶은 건, 전 경기 출장"이라고 밝혔다.
2024년 김도영은 팀이 치른 144경기 중 141경기에 출전했다.
올해는 충분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부상 탓에 2022년 103경기, 2023년 84경기 출장에 그친 김도영은 '풀타임'에 대한 갈증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
팬들의 기대는 그 이상이다.
많은 팬이 '미완'으로 남은 40홈런-40도루를 기대한다.
김도영은 "40홈런-40도루는 내 목표가 아니다. 그 기록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곧 팬들을 설레게 하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김도영은 "40홈런-40도루를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신은 있지만, 의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12에서 맹활약한 덕에 김도영은 미국에서도 주목하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일단 김도영은 국외 진출 자격을 갖출 때까지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대한 욕심도 꾹 누를 생각이다. 김도영은 4시즌을 더 뛰어야 MLB 포스팅 신청 자격을 갖춘다.
김도영은 "MLB 진출이 장기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아직 MLB에 진출할 자격을 얻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지금은 KIA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연봉 계약을 마친 후 김도영은 "10억을 줘도 아깝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2024년의 김도영은 '10억원을 받아도 아깝지 않은 선수'였다.
김도영은 "지금 내 기준에 크게 느껴지는 금액이 10억원"이라며 "팬들께서 나를 든든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올해에도 팬들께 희망을 드리는 선수가 되겠다"고 또 한 번의 위대한 시즌을 예고했다.
다음은 출국 전 김도영과 진행한 일문일답.
-바쁜 비시즌을 보냈다.
"정말 바쁜 비시즌을 보냈다. 여러 일정을 소화하고 나니 뿌듯하기도 했고, 이제 캠프에 집중할 수 있어 마음이 가볍다. 작년보다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준비했던 것 같다."
-연봉 인상 정도는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금액에 대한 감이 없었는데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캠프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한 시즌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뜻한 지역에서 훈련하는 만큼 기술적인 부분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작년에 좋았던 타격 감각을 유지하고, 타석에서의 마인드 컨트롤에도 신경 쓰려고 한다."
-지난해보다 팬과 취재진이 많이 몰렸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팬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된다. 한국 야구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범호 감독이 컨디션을 천천히 올리라고 당부했는데.
"천천히 준비하라는 감독님의 말씀에 공감한다. 작년에도 천천히 준비하며 시즌을 치렀기 때문에 이번에도 조급하지 않게 차분히 준비하려고 한다."
-가장 욕심 나는 기록은?
"모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매 시즌 풀타임 소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서 이번에도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40홈런-40도루 기록에 대한 생각은?
"40-40에 대한 목표는 없다. 그렇다고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기록보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선수단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데.
"캠프를 위해 먼 나라로 떠나게 되면 이동이 부담이 될 때가 있는데, 구단의 배려 덕분에 더 편안하게 떠날 수 있어 감사하다. 비즈니스석은 처음이라 정말 행복한 기분이다."
-2연패를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팬분들이 예상 라인업을 올린 것을 봤는데 정말 강력한 타선이라고 생각했다.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훈련에 임하려고 한다."
-MLB에 대한 생각은?
"최종 목표는 메이저리그 진출이다. 하지만 아직은 먼 꿈이고, 현재는 KIA 타이거즈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부담은 없나?
"부담은 전혀 없다.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만 느끼고 있다. 이를 동력 삼아 내년 시즌 준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개인 훈련을 광주에서 진행했는데.
"굳이 외국에서 훈련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광주를 떠나면 심적으로 힘들어지는 성격이라 익숙한 환경에서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항상 해왔던 방식대로 훈련하며 최선을 다했다."
-수비 보완 계획은?
"작년 후반기 수비에서 좋았던 감각이 있었는데, 이를 유지하며 실책을 줄이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코치님과 꾸준히 대화하며 발전할 생각이다."
-팬들에게 한마디.
"2025년에는 더욱 행복한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란다. 사랑하는 가족과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고, 나도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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