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파리서 열린 대축제, 열전 마치고 12일 폐막
17일간 열전 뒤로 하고 폐막
폐회식 한국 기수 박태준·임애지
선수 144명 '소수정예' 한국, 금 13·은 9·동 10개로 메달순위 8위
'수영 4관왕' 마르샹이 가져온 성화, 선수 대표들 입김으로 끄며 작별
한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내 메달 순위 8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2일 막을 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금메달 13개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우리나라의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2008년 베이징 때는 은메달 11개, 동메달 8개를 추가해 7위, 2012년 런던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 모두 9개씩 보태 5위에 올랐다.
전체 메달 수 32개는 1988년 서울 대회 33개(금 12, 은 10, 동 11)에 이은 2위 기록이다. 2008년 베이징 때도 메달 총수는 32개였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금메달 목표를 5개로 잡았으나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인 선수 144명이 출전해 목표치의 2배가 넘는 13개 금메달을 수확하며 선전했다.
한국이 하계 올림픽 메달 순위 10위 안에 든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8위(금 9, 은 3, 동 9) 이후 8년 만이다. 2021년 도쿄에서는 16위(금 6, 은 4, 동 10)로 밀렸었다.
우리나라는 대회 마지막 날인 11일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 출전한 박혜정(고양시청)이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2위를 차지했다.
인상과 합계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박혜정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윤진희 동메달 이후 8년 만에 역도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여자 최중량급 올림픽 메달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2012년 런던 대회 동메달 이후 이번 박혜정이 12년 만이다.
이 체급 금메달은 합계 309㎏의 리원원(중국)이 가져갔다.
근대5종에서는 성승민(한국체대)이 여자부 동메달을 획득했다.
성승민은 이날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근대5종 여자부 결승에서 1천441점을 따내 1천461점의 미첼레 구야시(헝가리), 1천452점의 엘로디 클루벨(프랑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 근대5종은 2021년 도쿄 대회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남자부 동메달을 받았고, 2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경기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가 시상대에 오른 것은 이번 대회 성승민이 최초다.
함께 출전한 김선우(경기도청)는 1천410점으로 8위다.
한국 선수단 본단은 12일 파리를 출발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전체 메달 순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금메달 40개로 같았으나 은메달 수에서 44-27로 앞선 미국이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인 여자 농구 결승까지 금메달 수가 중국에 1개 부족했으나 여자 농구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67-66, 1점 차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순위에서 중국을 힘겹게 따돌렸다.
미국은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2021년 도쿄에 이어 하계 올림픽 4회 연속 메달 순위 1위를 지켰다.
일본이 금메달 20개로 3위에 올랐다. 일본은 레슬링에서만 금메달 8개를 쓸어 담는 절대 강세를 보이며 막판 스퍼트에 성공했다.
①베이징·런던과 어깨 나란히, 金13개 수확한 파리의 기적
48년 만의 최소 인원으로 활·총·검·태권도·배드민턴서 금메달 행진
금메달 5개 당초 목표 초과 달성
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 피 맹활약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21개 종목 선수 144명으로 이뤄진 '소수 정예' 한국 선수단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리나라는 파리에서 2008 베이징 대회, 2012 런던 대회에서 기록한 단일대회 최다 금메달과 타이를 이뤘다.
또 32개의 메달을 획득해 베이징 대회 때와 동률을 이뤘으며 1988 서울 대회에서 남긴 역대 최다 메달(33개)에 1개 모자란 성과를 올렸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단체 구기 종목의 집단 부진으로 한국 선수단의 규모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최소로 쪼그라들었다.
금메달 목표치도 5개에 불과해 1984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서 남긴 금메달 6개보다도 적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 개막과 함께 소수정예 한국 선수단은 특유의 저력을 발휘해 대회 기간 내내 거의 쉼 없이 메달을 수집하며 목표치를 일찌감치 초과 달성했다.
구기 종목에서 단기전의 첫 승리가 그 시리즈의 성패를 좌우하듯 팀코리아 한국 선수단도 첫 메달과 첫 금메달을 일찍 수확하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개회식을 다음날로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시작된 7월 27일,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예상을 깬 깜짝 메달이자 한국 사격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은빛 총성이었다.
다음날인 7월 28일에는 확실한 금메달 후보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예상대로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해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같은 날 오예진(IBK기업은행)과 김예진(임실군청)이 공기권총 10m 여자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면서 한국은 메달 행진에 로켓 엔진을 달았다.
변함없는 우리의 확실한 금광인 양궁이 남녀 단체전, 혼성전, 남녀 개인전 5개 세부 종목을 싹쓸이하며 한국의 금메달 수집을 앞장서 이끌었다.
16세 고교생 명사수 반효진(대구체고)은 역대 한국 선수단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 수확과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겹경사를 누렸다.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우승으로 오상욱은 2관왕에 올랐고, 양궁의 김우진과 임시현은 나란히 3관왕을 달성했다.
활(양궁 5개), 총(사격 3개), 검(펜싱 2개)이 대회 전반기 황금 삼두마차로 한국을 이끌었다면 반환점을 막 돌 무렵에는 배드민턴의 안세영(삼성생명)이 28년 만에 올림픽 여자 식을 제패해 힘을 실었다.
후반에는 태권도의 박태준(경희대)과 김유진(울산시체육회)이 잇단 금빛 발차기로 최다 금메달 타이를 이루는 데 앞장섰다.
다만, 남은 종목에서 금메달이 더는 나오지 않아 금메달 신기록 달성은 다음으로 기약했다.
우리나라가 하계 올림픽에서 두 자릿수 금메달을 따낸 건 런던 대회 이래 12년 만이다.
목표를 크게 웃도는 결과는 반효진, 오예진, 양지인(이상 사격)과 박태준, 김유진 등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젊은 피의 예상을 깬 대활약 덕분이다.
이들은 경험이 재산이라는 올림픽에서 패기와 무서운 집중력으로 생애 최고의 결과물을 냈다.
금메달은 없었지만,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래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내 부활의 청신호를 켠 유도, 12년 만에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수영과 복싱도 희망을 쏘아 올렸다.
세계를 호령하는 우리나라 강세 종목을 재확인하고, 사격이 메달밭으로 돌아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21개 종목 중 절반이 넘는 11개 종목에서 메달을 수집한 점도 고무적이다.
2024 파리 올림픽은 고사 직전에 몰렸던 한국 엘리트 스포츠가 재기의 발판을 극적으로 마련한 대회로 남을 것이다.
②세계 최강 '활'·깜짝 이변 '총'·믿고 보는 '칼'
태극궁사, 사상 첫 금메달 5개 싹쓸이
김우진 3관왕+통산 최다 금메달
명사수들 금3·은3 명중, 금메달리스트 모두 2000년대생 '전성기 예고'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단체 우승
태권도, 도쿄 노메달 설움 풀어
한국이 11일 폐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 금메달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무기 종목' 선수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한국 선수단이 따낸 금메달 13개 중 10개가 총, 칼, 활로 가져온 것이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은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해내는 새 역사를 썼다.
개막 이틀째 여자 단체전을 시작으로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혼성전), 여자 개인전(임시현), 남자 개인전(김우진) 금메달을 차례로 쓸어 담았다.
여기에 여자 개인전 은메달(남수현), 남자 개인전 동메달(이우석)을 곁들였다.
압도적인 활 솜씨를 세계만방에 뽐낸 '신궁'들은 찬란한 기록도 풍성하게 작성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양궁에 걸린 금메달을 모두 가져왔다. 혼성전이 도입돼 양궁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난 뒤로는 전 종목을 석권한 첫 사례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이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한 번도 안 빼놓고 10연패를 이뤘고, '에이스' 김우진(청주시청)은 남자 양궁 첫 3관왕에 오름과 동시에 한국인 올림피언 통산 최다 금메달(5개)의 대업을 이뤄냈다.
양궁 대표팀은 목표한 '금메달 3∼4개'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 여자대표팀을 향한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와 앵발리드 특설 사로가 있는 센강변의 강바람, 쨍한 햇볕과 구름 낀 하늘을 오간 종잡을 수 없는 날씨 등이 태극궁사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금빛 화살로 보기 좋게 꿰뚫어버렸다.
활쏘기로 밥벌이하는 실업 선수가 404명이나 되는 '넘사벽' 저변을 바탕으로 회장사 현대차그룹의 꾸준한 지원 아래 양궁 경기인과 행정인이 지금처럼 화합하며 최고의 선수 육성·평가 시스템을 지켜나간다면, 한국 양궁의 신화는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도 계속될 거로 보인다.
파리에서 남쪽으로 약 270㎞ 떨어진 샤토루에서는 한국 명사수들의 금빛, 은빛 총성이 하루가 멀다고 울려 퍼졌다.
개막 첫날인 지난달 27일 24세 동갑내기 박하준(KT)과 금지현(경기도청)은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면서 은메달을 명중해 이 종목 한국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다음 날엔 여자 공기권총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이 깜짝 금메달, 김예지(임실군청)가 은메달을 수확해 시상대를 휩쓸었다.
지난달 29일엔 열여섯 살 반효진(대구체고)이 여자 공기권총에서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 한국 최연소 금메달, 역대 올림픽 여자 사격 최연소 금메달 등 숱한 기록과 함께 낭보를 전했다.
이달 3일에는 금메달 유력 후보로 꼽았던 25m 권총 세계랭킹 2위 양지인(한국체대)이 기대 대로 금빛 총성을 울렸고, 5일에는 조영재(국군체육부대)가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사격 대표팀은 당초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정도를 예상했는데 샤토루에서 이를 훌쩍 뛰어넘는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수확했다.
종전 최고 성적인 2012년 런던 대회의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넘어섰다.
4년 뒤가 더 기대되는 한국 사격이다. 2003년생 양지인, 2005년생 오예진, 2007년생 반효진 등 2000년대에 태어난 어린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전성기를 예고했다.
펜싱 대표팀은 이 종목의 '본고장' 격인 프랑스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멀티 골드'의 값진 성과를 냈다.
금메달 2개를 간판 종목인 남자 사브르가 책임졌다.
'에이스'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을 필두로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호흡을 맞춘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번 대회 직전 1년이 되지 않는 사이에 2명이 은퇴해 급격한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변수가 있었는데도 파리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그랑팔레에서 '금빛 찌르기'에 성공했다.
오상욱은 남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에 올랐다.
여기에 윤지수, 전하영(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전남도청), 전은혜(인천광역시 중구청)가 호흡을 맞춘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프랑스를 격파하고 사상 첫 결승 진출과 함께 은메달을 따냈다.
태권도는 금메달 2개에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도쿄 대회에서의 '노골드' 설움을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종주국의 자존심도 세웠다.
남자 58㎏급의 박태준(경희대)과 여자 57㎏급의 김유진(울산시체육회)이 시상대 정상에 섰고, 도쿄 대회 은메달리스트 이다빈(서울시청)은 여자 67㎏초과급에서 동메달을 수확하며 두 대회 연속으로 입상했다.
'스타' 신유빈(대한항공)을 중심으로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한국 탁구는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수확하며 항저우 대회에서 보여준 반등의 기세를 확실한 상승세로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탁구 대표팀은 신유빈과 임종훈(한국거래소)이 출격한 혼합복식과 신유빈,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가 나선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 1개씩을 따냈다.
③28년 만의 잔칫날, 체육계 향한 안세영의 작심 발언
부상 관리 비롯한 대표팀 운영·협회 체계 두루 지적, 계약·후원 규정도
문체부·체육회 즉각 대응
협회는 조사위 꾸리면서도 부상 관리 등엔 반박
파리 올림픽 폐회 후 이목 쏠릴 '안세영의 입'
"올림픽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자세하게 말씀드리는 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은 지난 6월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무릎이 100% 정상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부상을 둘러싼 전후 사정에 남모를 아픔이 있다는 듯한 미묘한 뉘앙스의 답변이었다.
그로부터 약 6주 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시상식 직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된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를 직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해 국가대표 은퇴 해석을 낳았지만,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고 선을 그었다.
안세영은 이어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체계적인 대표팀 시스템을 주문했다.
안세영은 부상 관리뿐 아니라 대표팀 훈련과 운영 방식,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국가대표 개인 후원과 신인선수 연봉 관련 규정 등을 두루 지적했다.
체육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이 나온 잔칫집에서 초상집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상위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문체부는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조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대한체육회는 감사원·국민권익위·경찰 등 출신 인사로 포진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도 자체적인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부상 관리가 소홀했다는 주장 등엔 적극 반박했다.
특히 올해 2월부터 안세영에게 1대1 전담 트레이너를 붙였고, 올림픽 사전캠프에서는 안세영이 발목을 다치자 안세영이 원했던 한의사를 파리로 섭외했던 점 등을 강조했다.
안세영은 작심 발언 이후 별다른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일단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안세영은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 SNS에는 사과문을 올려 "제 발언으로 (선수들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가 충분히 축하받은 후 제 생각과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올림픽이 폐회한 뒤 안세영이 밝힐 내용들에 관심이 쏠린다.
만약 안세영이 작심 발언을 이어가고 협회도 이에 맞선다면 법적인 다툼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럴 경우 국가대표 은퇴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규정이 법적 갈등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협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은 "국가대표 은퇴선수 중 대한민국 배드민턴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선수에 한해 세계배드민턴연맹 승인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면서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햇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국가대표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로 및 연령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대회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긴 하지만, 안세영으로서는 대표팀을 나가는 순간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작아지는 셈이다.
안세영이 개선을 요구한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후원, 신인 실업 선수의 연봉·계약금 관련 규정도 법적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④4번의 금물살 마르샹, 5회 연속 우승 레슬러 로페스
프랑스 스포츠 영웅 마르샹과 리네르, 이번 대회 최고 스타
체조 바일스·테니스 조코비치, 농구 미국 드림팀도 대회 빛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8월 3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을 찾아 테디 리네르와 포옹하고, 곧바로 라데팡스 수영장으로 이동해 레옹 마르샹(이상 프랑스)이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을 지켜봤다.
이렇게 스포츠 스타에게는 '대통령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12일 오전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별'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마르샹과 리네르였다.
마르샹은 수영 경영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걸며, 파리 올림픽 최다관왕을 예약했다.
금메달을 따낸 4개 종목에서 모두 올림픽 기록을 세우는 진기한 장면도 연출했다.
마르샹은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지난달 29일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4분02초95를 기록해 은퇴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올림픽 기록(4분03초84)을 경신하며 정상에 오른 마르샹은 1일 남자 접영 200m(1분51초21), 남자 평영 200m(2분05초85)에서도 연거푸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3일에는 마크롱 대통령 앞에서 펠프스의 개인혼영 200m 올림픽 기록(1분54초23)을 0.17초 단축한 1분54초06의 신기록을 세우고 대회 네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르샹은 이번 대회를 통해 프랑스 및 수영 경영 종목을 넘어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센강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선 리네르는 매트 위에서도 금빛 행진을 벌였다.
리네르는 유도 남자 최중량급과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리네르가 경기를 치를 때마다 경기장은 물론이고 파리 식당과 거리에서도 '테디'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개인전 3번째 금메달과 단체전 포함 5번째 금메달을 수확하며, 화려하게 올림픽 무대와 작별했다.
파리 올림픽이 특별했던 것은 다른 나라 스타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쿠바의 살아있는 레슬링 전설 미하인 로페스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단일종목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로페스는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결승에서 칠레의 야스마니 아코스타를 6-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그는 2008 베이징, 2012 런던(이상 남자 그레코로만형 120㎏급),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이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역대 최초 올림픽 5연패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올림픽 역대 단일 종목 최다 연패 기록은 4연패였다.
로페스를 비롯해 육상 남자 멀리뛰기 칼 루이스, 수영 경영 남자 개인혼영 200m 펠프스, 여자 자유형 800m 케이티 러데키(미국), 육상 남자 원반던지기 앨 오터(이상 미국), 요트 파울 엘스트룀(덴마크), 레슬링 여자 자유형 63㎏급 이초 가오리(일본)가 달성했다.
로페스는 도쿄 대회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파리 올림픽에서 역사를 쓰겠다며 현역 복귀했고, 불혹을 넘긴 나이에 꿈을 이뤘다.
이날 경기를 마친 로페스는 매트에 입 맞춘 뒤 레슬링화를 매트에 벗어두고 내려왔다. 올림픽과의 진한 작별 인사였다.
극도의 압박감으로 고통받다가 다시 웃음을 되찾은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미국)도 이번 대회를 빛낸 스타였다.
2016년 리우 대회 4관왕인 바일스는 파리에서도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종목을 제패해 금메달 3개를 수집했다.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단체전에서 중도 기권하고, 개인 종합 결선 출전도 포기했던 바일스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파리 대회는 웃으며 전 종목을 소화했다.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남자 단식을 제패하며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 위업을 이뤘다.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2-0(7-6<7-3> 7-6<7-2>)으로 물리치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해내는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테니스 남녀 단식에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앤드리 애거시(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 슈테피 그라프(독일),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에 이어 조코비치가 5번째다.
조코비치는 37세에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2012년 런던 대회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당시 31세를 훌쩍 뛰어넘는 최고령 기록도 작성했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케빈 듀랜트, 조엘 엠비드 등 미국프로농구(NBA) 정상급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미국 농구 드림팀은 가는 곳마다 눈길을 끌었다.
빅토르 웸반야마(프랑스), 니콜라 요키치(세르비아) 등 여러 나라 대표팀에 NBA 선수들이 포함돼 농구 팬들에게 이번 파리 올림픽은 '종합 선물 세트'였다.
⑤남북 시상식 셀피·센강 수영…파리 달군 명장면과 이슈
개회식 한국 입장에 '북한'으로 소개
여성 복싱 선수 성별 논란도
에펠탑 비치발리볼·베르사유 궁전 승마 등 명소에서 '낭만 올림픽'
7월 26일 막을 올린 2024 파리 올림픽이 11일 폐회식과 함께 4년 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개회식 전인 7월 24일부터 일부 종목 경기가 열린 이번 대회는 총 19일간 전 세계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선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한 난민팀을 합친 1만500여명 선수가 '지구촌 축제'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올림픽에 나온 선수 가운데 사연 없는 선수 없다'는 말처럼 세계 최고 무대에 서기 위해 피땀 흘려 준비한 선수들이 펼친 명승부는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이 중에서도 유독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면들, 또 많은 논란을 일으킨 주제들, 대회 기간 벌어진 각종 해프닝 등을 모아봤다.
먼저 선수단이 배를 타고 센강을 가로지르는 행진을 벌여 화제가 된 개회식에서만 10개 넘는 장면을 추려낼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논란을 낳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한국 선수단 입장 때 영어와 프랑스어로 모두 '북한'이라고 소개한 실수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에 토마스 바흐(독일) 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했다.
센강 등 파리시 전체를 활용한 개회식은 '올림픽 개회식의 프랑스 혁명'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참신했으나 반나체 출연자, 성소수자 관련 장면, 최후의 만찬 패러디 등에 대해서는 반감이 거셌다.
우리나라가 관련된 내용은 개회식 '북한' 호명 실수 외에 탁구, 복싱 종목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나란히 시상대에 오른 장면과 '사격 스타' 김예지(임실군청)의 세계적인 인기 등을 들 수 있다.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 사진 촬영을 함께하는 장면은 미국 대중매체 피플의 이번 대회 스포츠맨십을 보여주는 주요 장면에도 선정됐다.
남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시상대에 함께 선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이번이 8년 만이었다.
주요 이슈로는 개막 전부터 계속된 센강 수질 오염 문제, 여자 복싱 금메달을 따낸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의 성별 논란, 판잔러의 남자 자유형 100m 우승 등에 따른 중국 수영 도핑 의혹 등이 경기장 안팎을 뜨겁게 달궜다.
또 애덤 피티(영국), 노아 라일스(미국) 등 선수 40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 경기력으로 본다면 대회 유일의 4관왕에 오른 수영 레옹 마르샹(프랑스)을 비롯해 테니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 달성,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미국)의 8년 만에 금메달 획득 등이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우리나라 선수로는 양궁 김우진(청주시청)과 임시현(한국체대)이 나란히 3관왕에 올랐고 특히 김우진은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 5개를 따내 한국 선수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등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미국과 2023-2024시즌 NBA 신인왕 빅토르 웸반야마가 돋보인 프랑스가 벌인 남자 농구 결승,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격돌한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 경기 등은 이번 대회 전체를 통틀어 손꼽히는 '빅 매치'였다.
스포츠맨십이 돋보인 장면도 나왔다.
여자 체조 마루운동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따낸 시몬 바일스와 동메달 조던 차일스(이상 미국)가 금메달리스트 레베카 안드라드(브라질)가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무릎을 꿇고 양손을 앞으로 뻗어 우승자에게 존경심을 표시하는 세리머니는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훈훈함을 안겼다.
남자 탁구 세계 1위 왕추친(중국)이 혼합복식 우승 후 기념사진을 찍다가 라켓이 파손됐고, 그 여파로 단식 32강에서 탈락한 사건이나 중국이 수영 남자 혼계영 400m에서 미국의 11연패를 저지하고 우승한 일은 손꼽히는 이변이었다.
이번 대회는 에펠탑 앞 비치발리볼 경기장, 펜싱과 태권도 경기가 열린 그랑 팔레, 근대5종 경기장으로 꾸며진 베르사유 궁전, 샹젤리제 인근 콩코르드 광장의 브레이킹 등 낭만이 더해진 아름다운 경기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핸드볼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하프타임에 유명한 샹송인 '오 샹젤리제'(샹젤리제 거리에서)를 함께 부르는 잊지 못할 추억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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