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은 NFL, 관중석은 MLB, 분위기는 UFC
600개 장치 숨은 ‘트랜스포머’ 그린이 핵심
5층 높이 스크린에 몰입감···내달 8일 개막
“선수들은 지금 이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아레나에 선 글래디에이터 (검투사)가 되는 겁니다.”
세상에 없던 골프 리그 TGL(Tech-infused Golf League)을 운영하는 마이크 매칼리 TMRW 스포츠그룹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는 골프의 전통은 따르면서 미래를 제시하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TMRW는 우즈·매킬로이 합작회사다.
이날 TGL 경기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의 소파이 센터가 언론에 공개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특별한 스크린골프 리그인 TGL은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개막(2025년 1월 8일)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꽤 알려졌듯 TGL은 보통의 스크린골프와 다른 ‘반반 골프’다. 티샷과 다음 샷은 ‘스크린존’에서 초대형 스크린을 향해 날리고 칩 샷과 퍼트는 스크린이 아닌 ‘그린존’에서 한다. 그린은 인조 잔디지만 그린을 둘러싼 3개의 벙커는 PGA 투어 코스의 벙커를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핵심 기술은 그린 아래에 있다. 600개의 액추에이터(구동장치)가 매 홀 언듈레이션(굴곡)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스크린상에서 다음 홀로 넘어가 볼을 그린까지 보내고 나면 이전 홀과 다른 모습의 ‘트랜스포머’ 그린존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벙커 위치까지 변경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리키 파울러와 빌리 호셜, 윈덤 클라크는 그린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자연광 아래에서 천연 잔디 위의 볼을 굴리던 선수들은 강렬한 조명 아래서 인조 잔디 위의 볼을 굴리는 것을 다소 어색해했다.
파울러가 벙커 샷 시범을 보일 때 그린 주위를 미디어들이 삥 둘러 구경하는 모습은 PGA 투어 대회장의 모습과 다름이 없었다. 다만 실외가 아닌 실내이고 볼의 궤적이 스크린에 그래픽으로 표현됐다.
TGL은 인터랙티브(상호작용) 골프 리그를 표방한다. 경기 코스의 크기는 미식축구와 비슷하고 1500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에서는 팀원들 사이의 전략 논의를 선수들이 찬 마이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모든 샷은 추적 기술로 데이터화돼 스크린 양쪽에 위치한 현란한 디자인의 점수판에 뜬다. 5층 건물 높이(약 15m)의 초대형 스크린이 주는 몰입감도 상당하다.
관중석은 어둡고 스크린존과 그린존만 환하기 때문에 UFC 경기장 분위기를 풍기고 관중석 난간의 띠 형태 전광판은 메이저리그 야구장을 연상하게 한다. 파울러 등은 장난스럽게 상대를 비방하는 트래시 토크로 분위기를 띄웠다. 우즈,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 김주형 등 24명이 4명씩 6개 팀으로 내년 3월까지 겨루며 경기는 15홀 매치플레이 방식이다. 농구처럼 작전타임, 40초 샷 클록도 있다. 경기장 시설 건설에 5000만 달러가 투입됐으며 시즌 상금은 2100만 달러(약 304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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