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데, 日 정복한 쿠바 괴물 리반 모이넬로 상대
대만전 3안타 타선 터져야 도쿄 입성
결국에는 쳐야 이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4일 대만 타이베이시 티엔무 야구장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 쿠바와 B조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전날 대만에 3-6으로 패했다. 믿었던 선발 고영표가 2회 2아웃 이후에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맞으며 무너졌기 때문이다.
최지민(2.2이닝)-곽도규(0.1이닝)-김서현(1이닝)-유영찬(1이닝)-조병현(1이닝)이 올라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승부는 이미 기울어진 뒤였다.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이날 한국 타선이 뽑아낸 안타는 단 3안타. 4회 김도영의 2루타, 박동원의 단타, 7회 김휘집을 대신해 대타로 나와 솔로홈런을 뽑아낸 나승엽이 친 게 전부였다. 볼넷 역시 홍창기, 김도영이 골라낸 게 전부였다. 윤동희가 2회 투수 실책으로 출루한 것까지 더하면 출루가 단 6회에 불과했다.
한국은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B조에 속했다. 일본이 전력이 가장 강하다는 가정 하에 4승 1패의 성적으로 도쿄돔 입성을 목표로 세웠는데, 1차전부터 패하면서 가시밭길이 열렸다. 이제 남은 4경기를 모두 잡아야 자력 4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
이날 선발은 곽빈이다. 올 시즌 15승 9패 평균자책 4.24를 기록하며 원태인과 함께 2017년 양현종 이후 토종 선수 다승왕에 올랐다.
그러나 곽빈은 큰 무대에서 약하다는 징크스가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 2이닝 3실점 평균자책 13.50을 기록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2023 APBC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이는 연령별 제한이 있는 대회로 성인 국가대표 대회라 보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
곽빈도 곽빈이지만 결국에는 타선이 터져야 산다. 구자욱, 김영웅, 노시환, 김지찬 등 주전급으로 자리 잡을 것 같았던 타자들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전날 대만 투수진에 꽁꽁 묶이면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은 “타자 컨디션은 괜찮다. 대만 투수들이 좋았다. 선발, 중간 다 좋다. 다음에 만나면 공략을 해야 한다. 연구를 해보겠다”라며 “타순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승엽이가 홈런을 쳤는데, 숙소에 들어가서 고민 해보겠다”라고 믿음을 줬다.
이날 쿠바 선발은 리반 모이넬로다. 2017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 중인 그는 통산 331경기 463.1이닝 30승 14패 40세이브 135홀드 평균자책점 1.92를 써낸 좌완투수다. 150km를 훌쩍 넘는 패스트볼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3시즌까지 불펜 투수로 활동하던 모이넬로는 2024시즌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 더 괴물이 됐다. 올해 25경기 11승 5패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1.88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0.94를 마크했다. WHIP-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4위, 다승 공동 4위, 최다이닝 8위에 자리하는 등 투고타저인 일본리그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선수였다.
2024년 3월에는 2025년부터 시작되는 4년 40억엔 초대형 계약을 맺었으며, 시즌 종료 후에는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시작하자마자 벼랑 끝에 선 한국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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