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파리의 여름 올림픽 이야기
반효진 최연소 금메달
김우진 최다 금메달리스트
수영, 탁구 12년 만에 입상
여자 복싱, 첫 메달 쾌거
한국 선수단이 우려 속에 참가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다. 거의 매일매일 쏟아진 메달과 함께 한국은 올림픽사에 기억될 여러 기록을 작성하며 파리에서 행복한 여름을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9개 그리고 동메달 10개라는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금메달도, 전체 메달도 역대급이다.
지금껏 2008 베이징 대회, 2012 런던 대회 때 기록한 금메달 13개가 최고 성적이었는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체 메달도 안방에서 열린 1988 서울 올림픽에서의 33개에 단 하나가 부족하다.
기대 이상의 메달을 획득하면서 올림픽사에 남을 여러 기록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가장 역사적인 기록은 선수단 막내 반효진(17‧대구체고)이 작성했다. 반효진은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하계 올림픽 역사상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1948년 런던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하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레슬링 자유형 62㎏급 양정모의 첫 금메달을 시작으로 2020 도쿄 대회까지 총 96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채 파리 대회에 임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오상욱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사격 오예진과 여자 양궁 단체(임시현·남수현·전훈영)가 금메달을 획득해 99개를 채웠고 반효진이 금빛 총성을 울리며 100번째 금메달의 방점을 찍었다.
더불어 반효진은 역대 최연소 하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007년생인 반효진은 만 16세 313일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서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윤영숙의 만 17세 17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이 자랑하는 양궁은 5개 종목 싹쓸이에 성공하며 '역시'라는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에이스 임시현(21·한국체대)과 김우진(32‧청주시청)은 하계 올림픽 역사상 2, 3호 3관왕에 올랐다. 한국의 첫 3관왕은 2020 도쿄 대회 때 양궁의 안산이 달성한 바 있다.
특히 김우진은 3회 연속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양궁 사상 최초로 3연속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나아가 이번 대회서 금메달 3개를 추가, 통산 5번째 금메달을 따내면서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이상 4개) 등 레전드들을 제치고 한국 역대 최다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던 탁구, 수영, 복싱에서도 모처럼 메달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2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 후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던 탁구에서는 귀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임종훈(27‧한국거래소)과 신유빈(20‧대한항공)은 혼합 복식에서 호흡을 맞춰 동메달을 합작했다. 신유빈은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와 함께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수확하기도 했다.
동메달 2개를 목에 건 신유빈은 1992 바르셀로나 현정화(여자 단식 동‧여자 복식 동)와 김택수(남자 단식 동‧남자 복식 동) 이후 32년 만에 탁구 '멀티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김우민(23‧강원특별자치도청)은 2012 런던 올림픽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수영에서 메달 소식을 전했다.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역영을 펼쳐 3위에 오르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김우민은 수영 역사상 두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우민에 앞서 박태환이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따낸 바 있다.
임애지(25·화순군청)는 복싱 여자 54㎏에서 동메달을 수확,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남녀 복싱을 통틀어서도 2012 런던 대회 한순철(은메달) 이후 12년 만의 값진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대회가 폐막하는 날까지 뜻깊은 동메달이 나왔다. 성승민(21‧한국체대)은 여자 근대5종 여자 개인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 여자부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근대5종은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시작됐는데, 그동안 유럽이 절대 강세를 보였다. 비유럽권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2012 런던 대회 야네 마르퀴스(브라질‧동메달), 2016 리우 대회 클로이 에스포시토(호주‧금메달) 등 단 2명이었는데, 성승민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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