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수원FC서 K리그 복귀
전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32)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프로축구 K리그에 복귀한다.
수원FC는 14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 손준호(32)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손준호는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로 데뷔한 손준호는 2017년 14도움으로 도움왕에 올라 주목받았다.
2018년부터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은 손준호는 2020년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했고, 2021년부터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년부터 국가대표에도 선발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기여했다.
손준호는 "좋은 기억을 함께 한 선수들이 있는 수원FC에서 뛸 수 있어 기쁘고, 미래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부터 수원FC와 손준호 간 교감이 오가기 시작했고, 입단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이날 오전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최종 사인했다.
구단 관계자는 "손준호 영입이 예산상 어려울 걸로 봤다"면서도 "돈과 조건보다는 마음으로 움직인 게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중 수원FC 감독도 "손준호는 톱 클래스 미드필더다. 활용 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며 "이용, 윤빛가람, 지동원 등 고참들과 팀을 안정감 있게 이끌어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준호는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하고, 오는 20일 K리그 선수 추가 등록을 통해 본격적으로 K리그에 복귀할 전망이다.
앞서 손준호는 친정팀 전북 현대를 비롯해 다른 수도권 구단과도 협상했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포항 시절 손준호를 지도했던 최순호 수원FC 단장과의 인연도 있고, 권경원과 이용 등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도 손준호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손준호는 수원FC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수원FC는 10개월 동안의 공백을 다시 채우기 위한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걸로 내다보고, 손준호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손준호는 전술 수행 능력과 경기 운영 능력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전북 현대는 왜 포기했나? ]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중국 공안에 구금됐다가 10개월 만에 풀려났던 손준호(32)가 여름이적시장에서 전북 현대가 아닌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복귀한다.
전북이 손준호가 국내로 돌아온 뒤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계약까지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전북은 최근까지 손준호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적으로 포기했다. 손준호가 대한축구협회에 선수 등록을 마친 뒤 전북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랐다.
전북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전북이 손준호 영입에 공을 들인 시간만 3개월”이라면서 “협상의 마지막 한 걸음을 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몸값 차이는 아니었다. 손준호가 K리그1 최고 수준의 연봉을 요구했다는 소문과 달리 실제 협상 창구에서 논의된 금액은 그보다 낮았다.
손준호 영입에 관심을 보였던 또 다른 구단의 관계자는 “시·도민구단인 수원FC가 손준호를 데려간다는 점에서 돈이 협상을 가로막을 부분은 아니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역시 손준호의 중국 미스터리다. 손준호가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연행돼 1년 가까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거론된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주고받은 것)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손준호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중국 당국에서 어떤 판단을 받아 석방된 것인지 확인된 사실이 없다.
대한축구협회가 손준호의 선수 등록을 받아들인 만큼 확인된 범법 행위는 없다고 봐야겠지만, 추후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아무도 모른다. 손준호는 지난 4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 부분은 이야기하기가…”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모두 해결된 상태”임을 강조했을 따름이다.
전북 역시 축구적인 측면에선 손준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지만, 이 리스크를 감안해 포기했다. 전북 외 손준호에 접근했던 다른 기업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수원FC는 손준호를 품에 안으면서 리스크까지 안고 가게 됐다. 향후 손준호가 본인의 바람대로 태극마크까지 달 수 있는지, 혹은 중국에 문제없이 입국할 수 있는지 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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