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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배구 소식 2020년 9월 13일
1. 김연경 선수의 KOVO컵 기록
여자 프로배구 '2020 KOVO컵 대회'는 일반 대중과 배구팬들로부터 역대 최고의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세계적 슈퍼 스타인 김연경(32세·192cm)이 10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KOVO컵 대회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매년 비시즌 기간에 주최하는 컵 대회이다. 이번 2020 KOVO컵 여자배구 대회는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결말도 극적이었다. 5일 열린 결승전에서 김연경의 합류와 함께 '절대 1강'으로 꼽혔던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게 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준결승전까지만 해도 압도적 경기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무실 세트 전승 우승'까지 예상됐던 상황에서 일격을 당한 것이다. GS칼텍스의 전략과 투혼이 일궈낸 승리였다.
한편, 이번 KOVO컵 대회의 선수별 기록을 살펴보면, 비시즌 동안 준비 상태와 올 시즌 활약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아래 선수 기록은 KOVO가 집계한 공식 기록으로 해당 선수가 이번 KOVO컵 대회에서 뛴 모든 경기의 기록을 합산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우선 '득점' 부문에서는 GS칼텍스 외국인 선수 러츠(26세·206cm)가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124득점으로 전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세트당 득점도 5.90으로 1위다. 이어 라자레바(5.66), 디우프(5.64), 이재영(5.40), 김연경(5.00) 등 총 5명만 세트당 5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러츠는 '블로킹'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세트당 평균 1.143개를 기록했다. 이어 2위 정대영(0.750), 3위 김세영(0.733), 4위 디우프(0.714), 5위 양효진(0.692) 순이었다.
공격수의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공격성공률, 공격 효율, 오픈공격 성공률 3개 부문에서는 김연경이 1위를 휩쓸었다.
KOVO가 공표하는 공격성공률, 오픈공격 성공률 등 공격 분야의 순위는 모두 '팀 내 공격 점유율이 20% 이상'인 선수만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긴다.
그에 따르면, '공격성공률' 부문에서 김연경은 42.41%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루소 41.53%, 3위 러츠 39.92%, 4위 이재영 39.06%, 5위 강소휘 38.24%를 각각 기록했다.
최근에는 공격성공률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 있게 평가하는 지표가 있다. 바로 '공격 효율'이다. 공격 효율은 공격성공 숫자에서 상대 팀 블로킹에 걸리거나 범실로 실패한 숫자를 뺀 '순수 공격성공률'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공격 효율은 대부분 공격성공률보다 수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
'공격 효율' 부문에서도 김연경은 독보적 1위를 기록했다. 김연경은 공격 효율 32.91%로 유일하게 30%대를 넘겼다.
2위는 루소 27.12%, 3위 이재영 27.08%, 4위 강소휘 27.06%, 5위 박정아 26.85% 순이었다. 득점 1위의 러츠는 공격 효율 부문에선 23.87%로 다소 낮았다.
주로 어려운 볼을 처리하는 '오픈공격 성공률' 부문에서도 김연경은 2위와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김연경의 오픈공격 성공률은 44.64%였다. 이어 러츠 36.59%, 정지윤 36.54%, 양효진 35.29%, 디우프 35.16% 순이었다.
팀 훈련 합류 2~3개월 늦었지만... 공격과 수비 '존재감'
수비의 핵심인 서브 리시브 부문에서는 임명옥과 김연경이 50%가 넘는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팀 내 리시브 점유율이 20% 넘는 선수 중에서 리시브 효율 50% 이상인 선수는 임명옥과 김연경 2명뿐이었다.
리시브 효율은 서브 리시브 성공(정확) 수에서 실패 수를 뺀 '순수 리시브 성공률'을 의미한다. KOVO가 공표하는 리시브 효율 순위는 '팀 내 리시브 점유율이 25% 이상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이번 KOVO컵 대회는 경기 수가 적어 6개 팀 중 3팀의 주전 리베로가 팀 내 리시브 점유율이 25% 미만이었다. 때문에 수비의 핵심인 주전 리베로를 모두 포함시키기 위해 리시브 점유율 20% 이상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리시브 전체 순위를 살펴봤다.
그 결과 '리시브 효율' 부문 1위는 한국도로공사 주전 리베로인 임명옥(34세)이었다. 리시브 효율 52.83%(점유율 21.3%)를 기록했다. 2위는 김연경이었다. 리시브 효율 50.91%(점유율 20.0%)를 기록했다.
3위는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32세·KGC인삼공사)으로 리시브 효율 49.38%(점유율 23.8%)였다. 4위는 GS칼텍스 주전 리베로 한다혜(25세)로 리시브 효율 48.08%(점유율 27.5%)를 기록했다. 1~4위 선수 중 리베로가 아닌 공격수는 김연경이 유일하다.
김연경은 팀 훈련 합류 시기가 늦어 이번 KOVO컵 대회에서 몸 상태와 경기력이 60~70%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핵심 공격 지표 3관왕과 서브 리시브 2위를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력을 겸비한 완성형 공격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김연경은 지난 7월 14일 흥국생명 팀 훈련에 합류했다. 다른 국내 선수들이 팀별로 4월 초~5월 초에 팀 훈련을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2~3개월 늦게 시작했다. 때문에 자신의 경기력을 100%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이 무실 세트 전승 행진을 하고 있어 5경기 전 경기를 풀로 출전했다.
'보완점 처방' 총력... KOVO컵과 V리그는 또 다르다
한편, 비시즌 기간에 열리는 KOVO컵 대회는 선수들의 몸 상태와 경기력, 팀 조직력 등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프로배구 메인 대회인 V리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 풀기 대회' 성격이 강하다.
경기 일정도 KOVO컵 대회는 2일 연속 경기를 하는 등 결승 진출 팀은 일주일 동안 5경기를 하는 무리한 일정이다. 나이가 많은 선수일수록 체력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V리그는 2일 연속 경기가 없다. 대부분 3~5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른다. 또한 KOVO컵은 일주일의 단기 대회지만, V리그는 6개월의 장기 리그다.
그런 점들 때문에 팀별로 KOVO컵과 V리그의 성적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번 KOVO컵 대회도 한 달 앞으로 다가온 V리그를 대비해서 각 팀별로 장점과 보완점을 확인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남은 한 달 동안 어떻게 장점을 살리고 보완점을 처방하느냐에 따라 V리그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 출처 : 오마이뉴스 ]
2. 강소휘 선수 우승 후기
강소휘가 김연경 선수를 자신과 비교하면서 깎아내리는 듯한 표현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
강소휘(23세·180cm)는 올해 KOVO컵 대회에서 GS칼텍스 우승과 함께 MVP를 수상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여자배구 대형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KOVO컵 대회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매년 비시즌 기간에 주최하는 컵 대회이다. 이번 2020 KOVO컵 여자배구 대회는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특히 이번 KOVO컵 대회는 일반 대중과 배구팬들로부터 역대 최고의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세계적 슈퍼 스타인 김연경(32세·192cm)이 10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김연경 복귀 효과는 여자 프로배구의 흥행 폭발로 직결됐다. 이번 KOVO컵 대회는 KOVO컵은 물론, 프로배구 메인 대회인 V리그를 통틀어서도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는 TV 시청률과 방송사 중계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증명됐다.
지난 8월 30일부터 4일까지 생중계된 2020 KOVO컵 여자배구 경기의 케이블TV 평균시청률은 1.2%에 육박했다(아래 닐슨코리아 기준). 이는 역대 KOVO컵은 물론 V리그 남자배구, 여자배구 평균시청률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이번 대회가 평일 낮 취약 시간대 경기가 많아 V리그 때보다 훨씬 불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케이블TV 시청률 1%대는 '대박'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대회 결승전은 기업 광고가 붙는 지상파 KBS TV가 생중계했다. KOVO는 "KBS 2TV가 국내 프로배구를 생중계한 것은 KOVO컵, V리그를 통틀어 최초 사례"라고 공식 발표했다. 방송사는 결승전 중계에 앞서 김연경의 역대 기록과 해외 리그 활약상 등을 특집 편성해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승전의 결과는 일반적인 예상과 크게 달랐다. 5일 열린 결승전에서 김연경의 합류와 함께 '절대 1강'으로 꼽혔던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게 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준결승전까지만 해도 압도적 경기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무실 세트 전승 우승'까지 예상됐던 상황에서 일격을 당한 것이다. GS칼텍스의 전략과 투혼이 일궈낸 승리였다.
"김연경과 같은 시대 살고 있는 것 영광"
그러자 일부 언론과 배구팬 사이에서 '김연경 키즈 강소휘가 김연경을 넘어섰다', 'GS칼텍스 미친 개 작전에 물린 김연경' 등의 표현들이 나왔다. 일부는 김연경과 흥국생명을 향해 조롱 섞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런 기류에 대해 강소휘는 10일 공개된 포털 사이트 '이영미 人터뷰'에서 "기분이 나빴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KOVO컵 대회 우승 이후 일부 언론에서 '강소휘가 김연경을 넘었다', '김연경 키즈한테 물렸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부분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강소휘의 답변은 단호했다. 그는 "(그런 표현들이) 부담스러운 것 보다는 기분이 약간 나쁜 것도 있었다. (김)연경 언니는 진짜 세계 최고의 선수인데, 그 결승전 한 경기 가지고 '내가 연경 언니보다 낫다' 이런 소리를 하시니까 좀 기분이 안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결승전 승리는 저 개인으로 이긴 게 아니라 팀 대 팀으로서 이긴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기사를 보면 안 좋다"며 "(김연경 선수는) 제 롤 모델이고 존경스러운 분인데, 막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이 안 좋았다"고 덧붙였다.
강소휘는 또 김연경은 차원이 다른 톱 클래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경 언니는 받는 것도 웬만한 볼은 다 걷어낸다. 그래서 공격 포인트 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연경 언니가 공격할 때 블로킹을 뜨면, 대부분 선수들은 공격한 공이 블로커의 손바닥을 맞는데, 연경 언니 공격은 완전 손끝에 살짝 스치고 지나가거나 아니면 코트에 공을 박아버린다"며 "연경 언니는 진짜 우리랑 같은 레벨이 아니다. 톱 클래스 레벨이다. 연경 언니를 상대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연경 언니와 대표팀도 같이 하고, 이렇게 코트에서 마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되게 영광스럽다"며 "김연경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거듭 존경을 표했다.
강소휘는 이번 KOVO컵 대회 전체 기록 면에서도 지난 시즌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 효율' 부문에서 전체 선수 중 4위(27.06%), 서브 부문 2위(서브에이스 7개) 등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강소휘는 올 시즌 V리그 활약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상승했다. KOVO컵 우승과 더불어 비시즌 기간 동안 어느 해보다 훈련을 알차게 했기 때문이다.
[ 출처 : 오마이뉴스 ]
3. 김연경 이끄는 '흥벤져스', 스포츠 인기 판도 뒤집어
9월5일 충북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코보컵) 여자부 결승전은 KBS 2TV로 생중계됐다. 광고가 붙는 지상파 채널이 국내 프로배구 생중계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배구 시즌인 겨울의 정규리그도 아닌, 비시즌인 여름의 코보컵 대회였다. 지금 여자배구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편성이었다.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32)의 존재감은 그만큼 강하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비(非)배구팬에게까지 이름을 알린 그의 현재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48만 명이 넘는다. 스포츠 선수로 폭넓은 인기를 자랑한다. 국내 리그에서 흥국생명 소속으로 4년간 뛰었던 김연경은 2009년 임대 신분으로 일본 JT 마블러스로 진출한 뒤, 터키·중국 등 해외무대에서 줄곧 활동해오다가 11년 만에 국내로 복귀했다. 터키 현지의 코로나19 상황도 있었고, 무엇보다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궁극의 목표도 있었다.
'절대 1강'이 흥미 반감시킬 것이란 우려 불식시켜
슈퍼스타의 귀환만큼 리그 관심도를 끌어올리는 자극제도 없다. 앞서 야구의 박찬호가 그랬다. 박찬호는 2012 시즌에 앞서 메이저리그·일본프로야구를 거쳐 전격적으로 KBO리그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생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귀향이었다. '박찬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의 선발등판 때마다 만원 관중이 들어차면서 프로야구 흥행의 기폭제가 됐다. 한화의 젊은 투수들은 박찬호로부터 경기운용 방법 등을 전수받기도 했다.
'배구 여제'의 복귀 효과도 '코리안 특급' 못지않다. 사실 여자배구 인기는 2012 런던올림픽 4강 때부터 꿈틀대기 시작해 2016 리우올림픽을 기점으로 날개를 폈다. 2019~20 시즌 V리그(프로배구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은 사상 처음으로 1%대를 돌파(1.05%)했다. 남자배구(0.83%)보다 더 높은 시청률로 배구계를 놀라게 했다. 남녀 프로배구 경기가 분리된 2017~18 시즌 직전까지 남자부 경기가 시작되기 전후 오후 5시에 시작하는 '들러리 경기'쯤으로 취급받던 여자배구가 전세를 역전시킨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연경'은 활성 세포가 돼 흥행에 불씨를 더 댕기고 있다.
김연경의 소속팀이 흥국생명이라는 데 더 파괴력이 있다. 흥국생명에는 24세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있다. 이들은 남녀 통틀어 V리그 선수 최초로 자동차 광고(기아자동차 세단 '스팅어 마이스터')를 찍을 정도로 인기 최정상에 있다. 프로 데뷔 뒤 다른 팀에서 뛰던 둘은 이재영이 FA 신분으로 동생 이다영이 몸담고 있던 흥국생명으로 올 시즌 적을 옮기면서 '원 팀'이 됐다. 여기에 연봉 80%가 삭감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김연경까지 가세했다. 국가대표 주전 3인방의 합체로 '흥벤져스(흥국생명+어벤져스)'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연경은 터키 리그 시절 20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기 위해 연봉 삭감안(3억5000만원)을 받아들였다. 이재영(옵션 포함 6억원), 이다영(4억원)보다도 연봉이 낮다. 김연경이 국내 복귀를 얼마나 꿈꿨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월등한 배구 실력에 폭발력 있는 대중적 인기까지 갖춘 흥벤져스의 흥행력은 컵대회 때부터 드러났다. 김연경의 11년 만의 국내 복귀전이기도 했던 8월30일 흥국생명-현대건설의 조별리그 1차전 케이블 시청률은 2.05%를 기록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단일 경기 시청률도 최근에는 2%를 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물론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절대 1강의 존재는 리그 관심도를 떨어뜨리게 마련이다. 뻔한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승부 자체의 재미 또한 반감시킨다. 역시나 흥국생명은 준결승전까지 무실세트를 이어가면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비록 V리그 출범 전이기는 하지만, 2000년대 초반 김세진·신진식 쌍포를 앞세운 남자배구의 삼성화재가 77연승을 이어가며 슈퍼리그(프로배구의 전신) 9연패를 일궈냈던 모습이 상상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 에선지 흥국생명전 컵대회 시청률은 예선 2차전(1.65%), 3차전(1.40%), 준결승전(1.07%)으로 이어지면서 점점 떨어졌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으나, 프로 세계에서 변수는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예선리그부터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던 '흥벤져스'는 GS칼텍스에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0대3 완패했다.
GS칼텍스에 당한 의외의 일격도 화제 일으켜
철저한 분석에 의한 작전의 성공이었다. GS칼텍스는 이재영의 체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계속 이재영에게 목적타 강서브를 날렸고, 김연경이 네트 앞에서 떠오르면 블로커 3명이 따라붙었다. 블로커의 가로막기를 피하려다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은 확 떨어졌다. GS칼텍스의 미리 계산된 수비 시프트는 흥국생명 공격력을 무디게 만들었다.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빨리 튀어올라 얻은 성과가 무적함대 '흥벤져스'의 격침이었다.
2007~08년 SK 와이번스가 프로야구 최강자로 우뚝 섰을 때 각 팀은 SK를 꺾기 위해 다양한 작전을 짜냈고 프로야구는 이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WBC 준우승의 성적도 이런 과정에서 일궈냈다. 1강의 존재는 다른 팀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이는 리그에 순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GS칼텍스가 결승전에서 보여준 흥국생명 공략법은 다른 구단에도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물론 예기치 않은 일격을 당한 흥국생명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여자배구는 더 큰 성장동력을 갖추게 될 것이 분명하다. 강소휘(GS칼텍스)처럼 미디어의 관심 속에 '흥벤져스' 외에 주목받는 새로운 스타도 속속 등장할 것이다.
여자배구 전성기는 하루아침에 도래한 것이 아니다. 국제대회 선전 등으로 서서히 팬들에게 스며들어, 김연경의 복귀로 정점을 찍는 중이다. 이를 또 다른 도약의 과정으로 이끄는 일은 연맹과 구단, 그리고 선수들의 몫이다. 2020~21 시즌 V리그 여자부는 10월17일 개막한다.
[ 출처 : 시사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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