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2024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나아간 한 걸음

토털 컨설턴트 2024. 12. 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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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용기, ‘절차의 공정성’, 편향없는 판정


2024년 한국은 스포츠를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잡음도 있었지만 관행으로 포장됐던 부조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성장통을 통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22·삼성생명)의 금빛 스매시가 대표적이다. 그는 28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아오며 한국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썼지만, 감격의 눈물보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실한 선수 관리 시스템을 폭로하며 스포츠계를 흔들었다.

“분노가 내 원동력이었다”고 외친 그는 배드민턴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부조리들을 공론화시켰다. 배드민턴대표팀 선발 방식 뿐만 아니라 개인 후원 문제 등에 걸쳐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났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가 직접 대한배드민턴협회를 감사하게 됐다. 안세영의 용기있는 폭로는 과거 국제대회 성적을 위해 선수가 무조건 희생하는 게 당연시됐던 시절에서 벗어났다는 신호탄이 됐다. 배드민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목까지 영향을 미쳐 관행으로 여겨지던 각종 병폐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안세영은 최근 세계배드민턴연맹과 인터뷰에서 “(폭로를)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 지든 이기든 (같은) 말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5)의 선임 논란은 스포츠에서 중요한 공정성을 다시 한 번 곱씹게 만들었다. 홍 감독은 지난 7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추천 1순위 후보로 대표팀 감독에 선임이 됐는데,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홍 감독을 낙점하는 과정에서 일부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파장은 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 감독, 감독 선임 관계자 등이 줄줄이 국회로 불려갔다. 홍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한국을 4승2무로 B조 선두로 이끌었지만 ‘절차의 공정성’이 갖는 중요성을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스포츠계의 수장을 선발하는 선거도 변화의 필요성이 확인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62)이 잇딴 논란에도 연임 도전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2016년 처음 대한체육회장으로 취임해 2021년 연임에 이어 3선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직원 채용 비리 및 금품 수수, 진천 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직무 정지 통보도 받았으나 내년 1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다. 정 회장도 지난해 승부조작 사면 논란에 이어 올해 홍 감독 선임까지 자격정지 이상 요구 처분을 받았으나 4선 연임 도전에 나선 상태다. 스포츠계에선 내부적 자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선거 절차에 대한 변화까지 요구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동행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프로야구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하면서 오랜동안 심판의 전유물이었던 볼과 스트라이크의 판정을 기계에 맡기게 됐다.

사람이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던 무의식적 편향이 제거되면서 ‘판정이 공정해졌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편향이 제거되자 젊은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고 제 실력을 낼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사람 심판의 주관적 판단 비중이 컸던 체조에 AI 채점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 큰 힘을 발휘했다. 남·녀 축구에서도 AI 기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적용됐다. 스포츠계에선 앞으로 판정 뿐만 아니라 선수의 경기력 분석과 컨디션 관리, 부상 방지 등에서도 AI가 결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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