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KIA 타이거즈

명장 이범호 감독 이야기

토털 컨설턴트 2024. 8. 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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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의 향기가 느껴지는 이범호 감독

분노 항의 그리고 문책성 교체


KIA 타이거즈가 고비가 될 수 있었던 LG 트윈스와 중요한 일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이범호 감독의 강단이 빛나면서, 동시에 명장의 향기를 풍기고 있는 시리즈가 펼쳐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14-4 대승을 거뒀다.

KIA는 이날 승리로 67승 46패 2무를 마크하며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KIA는 3연승을 내달렸다. 이번 시리즈 시작 전까지 4경기였던 승차는 이제 어느새 6경기로 벌어졌다. LG를 제치고 2위로 점프한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는 5.5경기다. KIA는 올 시즌 LG와 상대 전적에서도 11승 3패 우위를 점했다.

공수에서 모두 압도한 경기였다. KIA 선발로 나선 라우어는 5이닝(108구) 동안 4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KBO 데뷔 2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라우어는 속구 56개, 커터 34개, 커브 15개, 체인지업 2개, 슬라이더 1개를 각각 섞어 던졌는데, 속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이어 불펜에서는 김대유에 이어 이준영이 각각 1이닝씩 책임진 뒤 김사윤이 2이닝을 투구하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타선에서는 소크라테스가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3득점, 나성범이 3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각각 맹활약했다. 김선빈과 한준수도 멀티히트로 힘을 보탰다. KIA는 KBO 리그 역대 5번째로 4만 9000안타를 달성했다. 또 김선빈은 KBO 리그 역대 69번째로 2000루타를 마크했다.

KIA는 3회말 선취점을 내주긴 했으나, 5회 나성범의 동점 솔로포와 박찬호의 희생플라이 타점을 묶어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이어진 6회 대거 9득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특히 6회 KIA는 김도영이 개인 통산 2호 만루홈런을 작렬시키며 상대 추격 의지에 쐐기를 박았다. 또 소크라테스가 연속 타자 홈런으로 한껏 기세를 올렸다. 점수는 어느새 11-1이 됐다. 결국 KIA는 8회 김선빈의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더해 14-4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승장' 이범호 감독은 "모든 선수가 이번 시리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승리라고 하는 값진 결과물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감독은 "선발투수 라우어가 많은 투구 수에도 불구하고 5이닝을 책임져주면서 팀 승리의 디딤돌을 잘 놔줬다. 투구 수는 많았지만, 구위가 느껴지는 투구였다. KBO리그 첫 승을 축하한다"며 시즌 막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의 데뷔 승을 축하했다.

계속해서 이 감독은 "타격에서는 모든 타자가 고른 활약을 해줬다. 나성범의 동점 홈런, 끈질긴 승부 끝에 타점을 올린 김선빈, 한준수의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에 김도영의 만루홈런까지 모두가 잘해준 경기였다"면서 "김선빈의 2000루타 달성도 축하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이 선수들을 두루 칭찬했지만, 사실 이 감독 역시 누구보다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는 지난 16일 경기에서는 8회말 오지환의 체크 스윙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하는가 하면, 8회말 수비를 앞두고 느슨한 플레이를 펼친 박찬호를 과감하게 빼버리는 문책성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강단 있는 모습이었다.

이 모두 선수단에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이에 제대로 응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으로 이 감독은 "16일 경기의 짜릿한 역전승이 17일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만큼 18일에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 팬 분들의 변함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승리 소감을 맺었다.

이제 18일 경기에서 KIA는 제임스 네일, LG는 디트릭 엔스를 각각 선발로 앞세운다. 과연 KIA가 여세를 몰아 3연전 싹쓸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KIA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는 것 찬성하는데…” 체크 스윙 판정에 극대노했던 꽃감독의 소신 발언 ]

“체크 스윙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데…”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체크 스윙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자는 의견에 찬성이다. 단 전제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체크 스윙에 관한 비디오 판독 횟수를 따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LG전에서 이례적으로 ‘극대노’했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KIA가 0-2로 뒤진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있던 KIA 좌완 불펜 자원 이준영은 오지환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0B-2S에서 이준영은 3구로 133km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오지환은 방망이를 휘두르려다 황급히 멈췄고, 문동균 3루심은 노 스윙을 선언했다. 중계화면상 오지환의 배트는 반 이상 돈 것으로 보였다.

그러자 이범호 감독이 즉각 그라운드로 나와 문동균 3루심에게 항의했다. 평소 사람 좋은 것으로 유명한 이 감독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력하게 어필한 뒤 더그아웃으로 복귀했다.

사령탑의 이러한 행동이 선수단에게 어떤 메시지가 되었을까. KIA는 9회초 나온 김도영의 1타점 좌중월 적시타와 나성범의 우월 2점포를 앞세워 해당 경기를 3-2로 잡아냈다.

과연 이범호 감독이 그토록 화를 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감독은 이에 대해 “받는 느낌을 그대로 딱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생각한다. 심판 분들도 보기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그 판단 하나에 (이)준영이가 공을 더 던졌다. 그렇게 되면 내일 우리가 이 선수를 등판 못 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LG랑 상대할 때 왼손 투수를 3명 보유하고 있는 것과 4명 보유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부분에서 공 개수를 아낄 수 있으면 아끼고 한 번 더 던질 수 있는 날짜를 잡는 것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어제 같은 경우 모든 사람들이 봤을 때 그렇게 많이 나갔는데, (문동균 3루심) 본인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노 (스윙) 판정이 나왔다. 제가 봤을 때 노 (스윙)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나가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는 체크 스윙은 1루심이나 3루심이 완벽하게 캐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올 시즌 몇몇 감독들은 체크 스윙 여부도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자 주장하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도 이에 대해 찬성이다. 단 전제조건이 있었다. 현행 비디오 판독은 경기당 2회, 연장 진행시 추가 1회가 주어지는데, 체크 스윙 여부를 비디오 판독에 넣을 시 판독 횟수를 따로 잡아야 한다는 것.

이 감독은 “체크 스윙 여부를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데, 체크 스윙이 들어가면 확실하게 체크 스윙만의 판독 횟수는 있어야 된다 생각한다”며 “(기존) 두 번에 집어넣으면 체크 스윙에 절대 사용을 못 한다. 세이프, 아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체크 스윙 여부 비디오 판독 횟수를) 두 번이면 두 번, 아니면 한 번인데 성공을 하면 한 번 더 등 이런 것을 해주신다면 저는 확실한 찬성”이라며 “그게 아니고 ‘(기존) 두 번 안에 집어넣을 테니 알아서 판단해라’하면은 그것은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찾아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스트레스에 입술까지 튼 꽃감독 ]

KIA의 V12 열망은 진심이다

"한 열흘 됐을까요?"

최근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입술 오른쪽은 눈에 보일 정도로 벌겋게 부풀어 올라 있다. 흔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할 때 생기는 피부 트러블. 이 감독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열흘 전부터 생겨서 가려보려고 수염도 길러봤는데, 잘 안나더라"고 껄껄 웃었다.

호탕한 웃음 뒤엔 불면의 밤의 연속이다.

페넌트레이스가 30경기도 채 남지 않은 시점. 승패마진 +21로 흑자지만 여전히 2위권 팀의 추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연승-연패가 엇갈리면 여전히 추격 당할 수 있는 위치. 매 경기가 살얼음판 같은 상황에서 발 뻗고 잠을 이룰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고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시즌 초반부터 이의리 윤영철이 잇달아 빠지면서 풀가동된 불펜은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태. 대체 선발로 출발한 황동하 김도현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시름을 덜었지만, 여전히 매 경기마다 이 감독과 코치진 모두 효율적 마운드 운영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 타선에서도 맏형 최형우의 부상으로 생긴 중심 타선 공백을 채워야 하고, 나성범 이우성 등 부상 복귀자 뿐만 아니라 박찬호 김선빈 등 잔부상을 달고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신경써야 한다. 17일 잠실 LG전에서도 김태군이 3회말 수비 도중 오스틴 딘의 스윙 과정에서 배트에 왼손등을 맞아 교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115경기 117개로 10개 구단 중 1위인 수비 실책 역시 이 감독과 코치진의 여전한 숙제다.

하루에도 수없이 파도치는 마음. 하지만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만은 말을 아낀다. 훈련 도중 "좋아", "잘하고 있어" 등 파이팅 구호를 내는 정도. 16일 승리 요건에 아웃카운트 2개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교체한 선발 투수 김도현에겐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이 감독은 "스트레스는 나와 코치진만 받으면 된다. 선수들은 그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준비한 실력을 그라운드 안에서 펼쳐 보이기만 하면 된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고 있고, 내가 말한다 한들 또 다른 스트레스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의 원천은 V12 열망과 일맥상통한다.

스프링캠프 도중 막내 코치에서 사령탑으로 승격한 초보 감독. 하지만 1월 팀 전략 세미나에서 문제점과 개선점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V12로 가는 방안을 제시했던 자신의 신념을 하나씩 관철시키고 있다. 이런 이 감독의 철학은 선수단 활약과 시너지를 만들며 지금의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KIA는 최대 승부처로 여겼던 LG와의 주말 3연전 원정에서 일찌감치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2위 그룹과 승차를 더욱 벌리며 굳히기에 시동을 걸었다. 이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이번 시리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승리라고 하는 값진 결과물을 얻었다"고 승리의 공을 제자들에게 돌렸다. 안방 광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선 그간의 스트레스를 잊고 조금이나마 단잠을 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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