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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 크레이치코바

토털 컨설턴트 2024. 7. 1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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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치코바, 생애 첫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

파올리니 제압

2021년 프랑스오픈 이어 두 번째 메이저 정상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32위·체코)가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5천만 파운드·약 875억원)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크레이치코바는 13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자스민 파올리니(7위·이탈리아)를 2-1(6-2 2-6 6-4)로 물리쳤다.

올해 28세인 크레이치코바가 윔블던 단식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복식과 단식을 병행해온 크레이치코바는 윔블던 복식에서는 2차례 우승한 바 있다.

이번 대회 복식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크레이치코바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건 단·복식을 모두 석권한 2021년 프랑스오픈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2번째다.

올해 허리 부상 속에 어떤 대회에서도 단식 8강 너머로 오르지 못하는 등 부진하던 크레이치코바는 이번 윔블던 무대에서 통증을 이겨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준결승에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던 엘레나 리바키나(4위·카자흐스탄)를 2-1로 제압하더니 직전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준우승자 파올리니까지 돌려세웠다.

크레이치코바는 파올리니와 통산 상대 전적에서 2전 전승을 기록했다.

이번 우승으로 크레이치코바는 다음 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10위 정도로 순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우승 상금으로는 270만 파운드(약 48억2천만원)를 받는다.



파올리니는 2016년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 이후 처음으로 한 해에 열린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결승에 모두 진출하는 기록을 썼으나, 끝내 우승 트로피는 들지 못했다.

공히 윔블던 단식 결승에 처음 오른 두 선수가 펼친 승부의 흐름은 큰 폭으로 굽이쳤다.

크레이치코바는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파올리니를 6-2 2-6 6-4로 제압했다. 경기 시간은 1시간 56분이 소요됐다.

윔블던 우승을 향한 크레이치코바의 집중력은 1세트에 대단했다. 파올리니의 서브권으로 세트를 시작했지만 크레이치코바가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특히 크레이치코바는 1세트 21번의 첫서브 기회 중 19번이나 성공시키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크레이치코바의 1세트 서브게임은 순식간에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파올리니가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크레이치코바는 1세트 추가적인 브레이크까지 성공하며 6-2로 끝냈다.

1세트 서브게임 상황별 포인트
크레이치코바 vs 파올리니
크레이치코바 서브게임 시 = 17 : 4
파올리니 서브게임 시 = 16 : 15
전체 = 33 : 19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파올리니의 집념도 만만치 않았다. 1세트 종료 후 토일렛 브레이크를 사용한 파올리니는 4강전과 유사하게 2세트부터 상대 선수의 흐름에 적응했다. 경기 분위기는 1세트의 정반대였다. 크레이치코바의 서브게임 집중력은 1세트만 못한 반면, 파올리니는 2세트 초반 첫 리턴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결국 세트올이 되며 코트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2세트 서브게임 상황별 포인트
크레이치코바 vs 파올리니
크레이치코바 서브게임 시 = 11 : 13
파올리니 서브게임 시 = 8 : 18
전체 = 19 : 31

양 선수의 집중력은 3세트에 대단했다. 컨셉은 분명했다. 공격력이 우위에 있던 크레이치코바는 더 강하게 밀어 부쳤고, 수비력이 나았던 파올리니는 더욱 빠르게 대응했다. 서로의 서브게임을 지켜내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3-3 상황에서 변수가 나왔다. 듀스 접전 끝에 파올리니가 게임을 내줬다. 마지막 루징 포인트는 더블폴트였다. 이날 경기 파올리니의 유일한 더블폴트였는데 하필 이때 나왔다.

리드를 잡은 크레이치코바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4로 앞선 본인의 서빙 포 더 매치에서 결국 경기를 끝냈다. 2차례 브레이크포인트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복식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답게 환상적인 네트 움직임으로 파올리니에게 추가적인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서브가 사이드라인 쪽 구석에 강하고 정확히 떨어졌고, 파올리니의 대응이 아웃이 되며 크레이치코바의 서브 포인트로 끝났다. 올해 윔블던 여자단식의 마지막 랠리였다.

크레이치코바는 이번이 그녀의 올해 첫 우승이다. 작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했고, 특히 하반기 WTA 엘리트 트로피 대회에서 우승하며 2023년 연말 세계랭킹을 10위로 마감했던 크레이치코바인데, 올해는 허리부상으로 영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여왔다. 윔블던을 앞두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는 톱 30위 밖으로 쫓겨나며 이번 대회에서 겨우 시드를 받을 수 있었다.

크레이치코바의 올해 부문별 순위
(오늘 경기 포함, WTA 투어 10경기 이상)
다전 : 23전 / T-64위
다승 : 14승 / T-42위
승률 : 60.87% / 19위
평균 세트 : +0.43 / 18위
평균 게임 : +0.70 / 48위

이번 대회 직전 시즌 성적이 7승 9패에 불과했던 크레이치코바이지만 윔블던 우승으로 이번 시즌의 평가를 뒤집었다. 현재까지 '인생은 한 방'이라는 타이틀에 올해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 선수는 크레이치코바다.

파올리니는 아쉽게 됐다. 2016년 세레나 윌리엄스 이후 8년 만에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연속으로 결승에 오른 여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세레나는 당시 프랑스오픈 준우승의 아쉬움을 윔블던 우승으로 달랬었다. 하지만 파올리니는 이번 윔블던에서도 준우승에 그치며 세레나의 전철을 재현하지 못했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이번에도 코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1위)에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패했다면, 이번 윔블던에서는 더블폴트로 본인의 기회를 놓쳐 아쉬움이 더했다.

파올리니의 올해 부문별 순위
(오늘 경기 포함, WTA 투어 10경기 이상)
다전 : 40전 / 8위
다승 : 29승 / 7위
승률 : 72.50% / 6위
평균 세트 : +0.80 / 6위
평균 게임 : +2.73 / 6위

파올리니는 제시카 페굴라(미국)를 밀어내고 다음 주 세계 5위까지 오른다. 윔블던 결과가 반영될 다음 주 세계랭킹은 변동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작년 우승, 준우승자였던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체코, 1회전 탈락), 온스 자베르(튀니지, 2회전 탈락)는 10위 밖으로 쫓겨나는 것이 확정됐다. 대신 다니엘 콜린스(미국)와 크레이치코바가 톱 10에 복귀한다.

다음 주 WTA 세계랭킹 톱 10
01. 이가 시비옹테크
02. 코코 고프
03. 아리나 사발렌카
04. 엘레나 리바키나
05. 자스민 파올리니
06. 제시카 페굴라
07. 정친원
08. 마리아 사카리
09. 다니엘 콜린스
10. 바보라 크레이치코바


[ 코트에서 진행된 인터뷰 ]

크레이치코바는 "그날, 노보트나 코치님의 문을 두드린 순간이 내 인생을 바꾼 것 같다"면서 "당시엔 주니어 선수 생활이 끝나갈 때였는데, 프로 선수를 계속 해야 할지, 아니면 공부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노보트나 코치님은 내가 잠재력이 있으니 꼭 프로로 뛰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렇게 노보트나는 크레이치코바의 코치가 됐다.

이후 크레이치코바의 성장 속도는 가팔라졌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데뷔 시즌인 2014년 복식 결승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첫 복식 타이틀을 따냈다.

크레이치코바에게 테니스만 가르친 게 아니라 인생의 선배이자 친구로서 많은 조언을 해주던 노보트나는 2017년 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슬퍼하던 크레이치코바에게 노보트나는 "나가서 테니스를 즐기고,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크레이치코바처럼 단·복식에서 모두 활약한 노보트나는 1998년 윔블던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노보트나는 가끔 '어린' 크레이치코바에게 윔블던이라는 큰 무대에서 우승하려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일러줬다.

그때는 멀게만 느껴졌던 조언들이 이번 대회 우승에 이르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크레이치코바는 "코치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2021년 파리(프랑스오픈)에서 그 꿈을 이뤘다. 이어 코치님이 1998년 우승하신 윔블던에서 코치님과 같은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 건 믿을 수 없는 순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크레이치코바와 노보트나의 관계는 그가 2021년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단·복식을 석권했을 때도 주목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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