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이 써 내려가는 KBO 역사
최연소 타자 MVP &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
1. 타격 각 부문서 선두 경쟁, 이승엽 감독 기록 깰까?
유망주에서 간판스타로 성장한 KIA 타이거즈의 주전 내야수 김도영(20)의 기세가 무섭다.
프로 3년 차인 김도영은 올 시즌 프로야구 역사에 획을 긋는 다양한 기록을 세우면서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김도영은 23일까지 올 시즌 93경기에서 타율 0.354, 25홈런, 71타점, 97득점, 29도루의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장타율은 0.643, 출루율은 0.423, OPS(장타율+출루율)는 1.066에 달한다.
김도영은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타율은 전체 3위로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0.362),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0.358)를 바싹 추격 중이다.
홈런은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28개)에 이은 2위이고 득점은 1위다. 타점은 공동 9위, 도루는 6위를 달린다. 장타율은 1위, 출루율은 3위다.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기록도 다수 생산했다.
4월 한 달 동안 10홈런 14도루를 기록하면서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 고지를 밟았고, 역대 5번째로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선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4번의 타석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차례대로 기록하는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앞서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는 1996년 롯데 김응국이 유일하게 기록했는데, 당시 김응국은 안타를 친 다음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고 이후 2루타와 3루타, 홈런을 차례대로 날렸다.
중간에 아웃카운트 없이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친 건 김도영이 최초다.
개인기록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김도영은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03년 10월 2일생인 김도영이 올해 MVP를 받으면 타자 최연소 MVP 수상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역대 최연소 타자 MVP는 1997년 10월 2일에 MVP를 받은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다.
이승엽 감독은 1976년 8월 18일생이고, 김도영은 2003년 10월 3일생이라서 김도영이 이 감독의 기록을 깰 가능성이 크다.
올해 MVP 시상식은 정규시즌이 끝나는 11월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만 21세 MVP 수상 기록은 김도영이 롤모델로 삼는 이종범 전 코치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종범 전 코치는 데뷔 2년 만인 1994년에 MVP를 받았으나 대학교를 졸업한 뒤 프로에 뛰어들어서 최연소 수상 기록과는 거리가 멀다.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서 최연소 MVP를 수상한 선수는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다.
1987년 3월 25일생인 류현진은 데뷔 첫해인 2006년 11월 2일에 정규시즌 MVP와 신인상을 석권했다.
2. 김도영, KIA 토종타자 최초의 기록에 도전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이다.
KBO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타율 3할과 30홈런, 100타점, 100득점은 15명의 선수가 총 24번을 작성했다.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이 1998~1999, 2002~2003년 총 4번 작성해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KIA 타자가 이 기록을 작성한 것은 2020년 딱 한 번 있었다.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142경기에 나와 타율 0.302, 32홈런 113타점 100득점으로 기록을 세웠다. 터커를 제외하면 그 어떤 KIA 타자, 심지어 ‘바람의 아들’ 이종범조차도 이 고지를 밟지 못했다.
터커 이후 4년 만에 김도영이 KIA 역대 두 번째이자, 토종타자로는 최초의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김도영은 타율과 홈런, 득점에서는 큰 무리가 없이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9개가 남은 타점이 관건인데, 2020년 터커가 김도영과 같이 93경기를 뛴 시점에서 기록한 타점은 72개로 김도영보다 고작 1개가 많았을 뿐이었다. 김도영도 페이스를 지금처럼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작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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