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24 ]스페인, 프랑스에 2-1 역전승
‘12년 만에 결승행’
‘무적 함대’의 위용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프랑스였다. 스페인이 프랑스를 꺾고 12년 만에 유로 결승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10일 독일 뮌헨의 뮌헨 풋볼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4강전에서 프랑스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스페인은 유로 2012 우승 이후 12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 통산 4번째 유로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특히 스페인은 유로 역사상 4강까지 전승을 기록한 최초의 팀이 됐다.
유로 2008 우승을 시작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까지 메이저대회 3연패를 달성하며 황금기를 보냈던 스페인은 이후 국제 무대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며 세계 축구의 맹주에서 내려와 있었다. 이번 대회 16강에서 조지아를 4-1로, 8강에서 개최국 독일을 2-1로 꺾고 올라온 스페인에게 있어 이번 대회는 자신들이 다시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였다.
이날 스페인은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필두로 라민 야말(바르셀로나), 다니 올모(라이프치히),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클루브),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파비앙 루이스(파리 생제르맹), 나초 페르난데스(알카디시야), 에므리크 라포르테(알나스르), 헤수스 나바스(세비야), 마크 쿠쿠렐라(첼시), 우나이 시몬(아틀레틱클루브)를 선발로 내세웠다.
스페인은 전반 9분 랑달 콜로 무아니(파리 생제르맹)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일찍 끌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반 21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스페인의 천재 야말이 주인공이었다. 야말은 오른쪽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기습적인 움직임으로 각도를 연 뒤 시도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골로 야말은 역대 유로 본선 최연소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기세를 탄 스페인은 4분 뒤 역전을 만들어냈다. 야말과 올모를 거친 공이 왼쪽의 나바스에게 전달됐고, 나바스로부터 다시 공을 건네받은 올모가 환상적인 페인팅으로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슈팅을 시도했다. 프랑스의 쥘 쿤데(바르셀로나)가 다리를 쭉 뻗어 막으려 했으나 공은 쿤데를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래도 자책골이 아닌 올모의 골로 인정이 됐다.
프랑스는 후반 들어 공격 라인을 끌어올려 스페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날카로움이 없었고, 스페인 수비수들이 쉽게 막아냈다. 결국 프랑스는 5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에도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경기는 그렇게 스페인의 승리로 끝이 났다.
[ '16세 362일' 라민 야말, 유로 최연소 득점 선수로 등극 ]
아직 17세도 되지 않은 야말이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도 야말은 변함없이 선발로 나섰다. 이미 크로아티아와 유로 조별리그 1차전 16세 338일에 선발 출장하며 유로 최연소 출장 기록을 경신했고, 해당 경기에서 유로 최연소 도움 기록도 작성했다. 득점 기록도 내심 노렸으나 후반 7분 자신에게 온 결정적인 기회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 크로아티아 골키퍼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막아내며 기회를 뒤로 미뤘다.
이후 야말은 자연스럽게 유로 토너먼트 라운드 최연소 출장 기록도 새로 썼고, 조지아와 16강전에서 파비안 루이스의 결승골을 도우며 유로 토너먼트 라운드 최연소 도움 기록 역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득점만 나오지 않았을 뿐 특유의 축구 센스와 지능적인 경기 운영으로 직선적인 돌파를 즐기는 니코 윌리암스와 함께 스페인 양 측면을 이끌며 스페인이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팀으로 거듭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프랑스와 4강전을 통해 '축구 황제' 펠레까지 넘어섰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야말은 16세 362일에 유로 준결승에 출장하며 이전까지 펠레가 보유했던 메이저 대회(월드컵, 유로) 준결승 최연소 출장 기록을 경신했다. 펠레는 1958 스웨덴 월드컵에서 17세 244일 나이로 4강에 나섰는데, 야말은 66년 만에 해당 기록을 1년 가까이 앞당겼다.
이날 엄청난 득점까지 기록하며 메이저 대회 준결승 최연소 득점도 차지했다. 야말은 전반 21분 오른쪽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큰 움직임 없이 프랑스 수비를 묶어놨고, 아드리앵 라비오를 앞에 두고 기습적으로 각도를 연 뒤 시도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월드컵 준결승에서 펠레가 보여줬던 임팩트에 비견될 만한 훌륭한 슈팅이었다.
야말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이 새로운 축구 황제로 거듭날 재목임을 증명했다. 최고의 선수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당장 야말이 상대했던 킬리안 음바페도 2016-2017시즌 18세에 AS모나코에서 일찌감치 실력을 보였고,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 선수로 도약했다. 야말은 그보다 이른 나이에 바르셀로나 주전을 차지한 건 물론 스페인에서도 핵심으로 활약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선수가 될 가능성도 엿보였다.
야말이 성장기를 성공적으로 넘긴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어린 나이에 두각을 드러냈던 선수들 중 성장기에 신체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장기 부상을 당해 경기력이 퇴화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바르셀로나 선배 페드리도 혹사와 장기 부상으로 인해 데뷔 시즌 놀라운 폼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야말은 어린 나이에 주전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벌써 혹사 우려가 나온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깊은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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