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30인 후보 발표
홀란·음바페·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 포함
메시·호날두·손흥민·김민재 '제외' : '메날두' 메시·호날두 후보 명단 제외는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뮌헨)가 나란히 세계 축구 최고 권위의 상으로 손꼽히는 '2024 발롱도르' 30인 후보 명단에서 빠졌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풋볼은 5일(한국시간) 올해 부문별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팬들의 관심을 끈 남자 후보 30명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역대 발롱도르 최다 수상(8회)에 빛나는 메시와 5차례 수상의 영광을 맛본 호날두가 나란히 명단에서 빠졌다.
'메날두(메시+호날두)'가 발롱도르 30인 후보 명단에서 빠진 것은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메시와 호날두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발롱도르를 양분(메시 5번·호날두 5번)하며 세계 최고의 라이벌로 인정받아왔다.
호날두가 2017년을 마지막으로 발롱도르를 받지 못한 가운데 메시는 지난해까지 3차례 더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자로 우뚝 섰다.
하지만 메시와 호날두 모두 유럽 무대를 떠나 각각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떠나면서 상대적으로 유럽 선수에게 유리한 발롱도르와 인연이 멀어지게 됐다.
프랑스풋볼은 이에 대해 "메시와 호날두는 여전히 국가대표로 뛰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제 대회에서 저조한 성과를 냈다"라며 "호날두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를 냈다. 메시는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했지만 후보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날두' 뿐만 아니라 국내 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캡틴' 손흥민과 '철기둥' 김민재도 30인 후보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김민재는 2023년 발롱도르 30인 후보 명단에 포함됐지만 이번에 빠졌고, 손흥민은 2019년과 2022년에 두 차례 후보에 들었지만 올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모두 빠지면서 발롱도르 30인 명단에는 아시아 출신 선수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발롱도르 30인 명단에는 유로 2024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스페인과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이 각각 6명씩 포함돼 대세를 이뤘다.
스페인 출신으로는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 알레한드로 그리말도(레버쿠젠), 다니 올모(라이프치히·바르셀로나),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니코 윌리엄스(빌바오),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 후보에 포함됐다.
잉글랜드 출신으로 필 포든(맨시티), 해리 케인(뮌헨), 콜 팔머(맨시티·첼시), 데클란 라이스, 부카요 사카(이상 아스널),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유로 2024 8강에서 탈락한 독일도 최근 은퇴를 선언한 토니 크로스를 포함해 4명의 후보를 낸 가운데 4강에서 떨어진 프랑스는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와 윌리엄 살리바(아스널)가 후보로 뽑혔다.
이밖에 지난해 발롱도르 투표에서 메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득점 괴물' 엘링 홀란(맨시티)과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싸우고 있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도 후보에 포함돼 생애 첫 수상을 노린다.
2024 발롱도르 수상자는 현지시간 10월 28일 발표된다.
손흥민은 왜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나?
아쉽게도 손흥민은 최종 30인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발롱도르 후보에 2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2019년 발롱도르 후보 30인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손흥민은 22위를 차지하며 큰 찬사를 받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손흥민은 2022년 발롱도르에서 11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아시아인 최초로 TOP20의 벽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2024시즌 발롱도르 후보 30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기준 17골 10도움을 올리며 개인 통산 3번째 리그 10-10에 성공했다.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이기도 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손흥민은 4회 수상을 이뤄내면서 PL 이달의 선수상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PL 이달의 선수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선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 해리 케인(이상 7회)이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스티븐 제라드가 6회로 공동 3위에 위치해 있다. 웨인 루니, 로빈 판 페르시, 모하메드 살라가 5회를 수상자다.
4회 수상은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데니스 베르캄프, 프랭크 램파드, 폴 스콜스, 제이미 바디, 브루노 페르난데스, 마커스 래쉬포드 등이 있다. 손흥민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손흥민이 9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게 되면서 개인 통산 4번째 수상을 이루게 됐다.
손흥민은 PL만 놓고 본다면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은 마이클 오언, 로멜루 루카쿠, 제이미 바디, 로비 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제 손흥민 앞에는 4명의 선수만이 남았다.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해리 케인,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프랭크 램파드(10시즌), 웨인 루니(11시즌)만 남기게 됐다.
손흥민은 역대 토트넘 최다 득점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280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바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의 뒤를 이어 클리프 존스(159골)를 제치고 160골로 단독 5위에 랭크됐다. 현재 손흥민은 164골을 넣고 있어 치버스의 득점 기록까지 단 10골을 남겨두고 있다. 또한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14번째로 400경기를 돌파하는 선수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다.
하지만 손흥민은 2024시즌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제 대회 기록이 아쉬웠다. 손흥민은 지난 1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대회에 참가했지만 4강에서 무릎을 꿇어야했다.
김민재 역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나폴리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23 발롱도르 후보 최종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최초다. 아시아 국적 수비수가 발롱도르 후보 30인에 오른 것은 김민재가 최초였다. 또한 올해 발롱도르 후보 30인 가운데 센터백은 단 3명이었다. 요수코 그바르디올, 후벵 디아스와 함께 김민재만 포함됐다. 최종 순위는 22위로 3명의 센터백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활약은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 어려웠다. 나폴리를 떠나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시즌 초반 '혹사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매 경기 선발로 나섰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은 이때부터 에릭 다이어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의 수비 조합을 선호하면서 김민재가 벤치에 앉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김민재는 시즌 후반기에 벤치 멤버로 전락하게 됐다.
자신감까지 하락한 모양새였다. 김민재는 하이덴하임전 치명적인 실책으로 3실점에 원흉이 됐고,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차전에서도 팀 패배에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 시즌은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찼지만, 여전히 입지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김민재는 볼프스부르크와의 개막전에서 잦은 미스와 팀의 2번째 실점 장면 당시 빌미를 제공하면서 큰 비판을 받았다. 다행히 어느정도 반전엔 성공했다. 김민재는 지난 2라운드였던 프라이부르크를 상대로는 호수비를 보여주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또한 이번 30인 명단에는 단골 고객이었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름이 제외됐다. 두 선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제외된 것은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두 선수는 모두 자격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메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호날두는 사우디 아라비아 알-나스르에서 뛰면서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발롱도르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약 14년간 두 선수가 독점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2008년 첫 발롱도르를 수상한 호날두는 2013, 2014, 2016, 2017년에도 발롱도르를 차지하며 총 5차례 수상했다.
호날두가 차지하지 못한 해에는 메시가 이름을 올렸다. 메시는 2009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2010, 2011, 2012, 2015, 2019, 2021, 2023년도에 발롱도르를 받으며 총 8차례 영광을 누렸다. 지난 16년간 호날두는 총 5차례, 메시는 8차례를 받았고, 2018년에는 루카 모드리치, 2022년에는 카림 벤제마,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수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메시와 호날두는 2024 발롱도르 후보부터 함께 빠지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 호드리구가 발롱도르 후보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
선수들은 명단에 포함되는 것만으로 활약을 보상받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수가 한정적인 만큼, 일부 선수들은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호드리구가 그랬다.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공격수인 호드리구는 이번 발롱도르 최종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록으로만 따지면, 충분히 들어갈 만하다. 호드리구는 2023-24시즌 컵 대회 포함 51경기에서 17골 9어시스트를 올리며 레알의 공격을 이끌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11경기 5골 3어시스트를 올리며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전에선 1,2차전 합산 2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호드리구는 이러한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에 발롱도르 후보 명단이 확정된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UCL에서의 활약상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까지 포함됐다. 코멘트를 달진 않았지만, UCL의 우승 주역인 자신을 뺀 것에 대해 '발롱도르'에 항의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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