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넘버 '1'…프로야구 KIA 오늘 우승 축포 쏜다
17일 KIA가 SSG에 승리하면 우승 확정
KIA가 패해도 2위 삼성이 두산에 지면 매직넘버 소멸
어쩌면 오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다.
KIA는 1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11-5 대승을 거뒀다.
KIA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1'만 남았다.
매직넘버는 1위 KIA가 승리하거나, 2위 삼성 라이온즈가 패하면 줄어든다.
KIA는 지난 5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10회 서건창의 끝내기 안타로 4-3 승리를 거두며 매직 넘버를 '10'으로 줄였다.
이를 시작으로 14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6연승을 질주하며 빠르게 매직넘버를 지워나갔다.
15일에는 키움에 일격을 당해 7연승이 무산됐지만 이튿날 곧바로 KT를 완파하며 '1위 팀' 다운 매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정규시즌 우승 확정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이르면 17일에는 KIA가 정규시즌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릴 수 있다.
이날 KIA와 삼성 모두 경기가 있다.
KIA는 오후 2시 문학 구장에서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를 벌이고, 삼성은 같은 시각 잠실 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맞선다.
KIA가 이날 SSG를 꺾는다면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남아 있는 매직넘버가 '1'이기 때문에 만약 KIA가 이날 패한다 해도, 삼성이 두산에 지면 매직넘버가 소멸된다.
KIA가 마지막으로 정상에 등극한 건 2017년이다. 그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이후 6년 동안 포스트시즌에는 5위(2018·2022년)로 두 차례만 진출하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도 6위에 그쳐 가을야구 문턱에서 물러났던 KIA는 올해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7년 만의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팀의 우승이 확정될 수도 있는 17일, KIA는 선발 투수로 김도현을 낸다.
김도현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3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5.71을 기록했다.
[ 진짜 테임즈처럼 베이스 뽑나? 미국에 오타니 있으면 한국엔 김도영 있네, '토종 최초 40-40' 큰 거 온다 ]
"2015년 에릭 테임즈 선수가 40-40을 달성했을 때가 기억나고, 40번째 도루 이후 2루에서 베이스를 뽑는 영상을 보기도 했다. 그걸 보면서 멋있기도 했고, 나도 기회만 된다면 그렇게 해보고 싶다. 40번째 도루 이후 베이스를 뽑는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일주일여 전 KBO리그 역대 3번째(종전 2000년 현대 유니콘스 박재홍, 2015년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던 KIA 타이거즈 '천재 소년' 김도영의 소감이었다.
사실 김도영의 토종 최초 40홈런-40도루 도전은 9월 들어 홈런 페이스가 꺾인 동시에 사구와 수비 도중 충돌 부상 여파로 불가능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김도영은 9월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특유의 홈런 몰아치기 흐름이 살아나면서 극적으로 40홈런-40도루 불씨를 살렸다.
16일 경기에서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1회 초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김도영은 3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투수 벤자민의 초구 145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좌중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9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시즌 35호 아치 이후 15일 만에 나온 시즌 36호 아치였다.
그리고 김도영은 9회 초 1사 1, 2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김민수의 3구째 140km/h 속구를 공략해 비거리 125m짜리 중월 3점 홈런을 때렸다. 팀 승리에 쐐기를 박은 멀티 홈런 활약을 펼친 김도영은 단 하루 만에 시즌 37호 홈런 고지까지 도달했다.
김도영의 40홈런-40도루 달성 여부가 떠오르는 관심사다.
김도영은 16일 경기 멀티 홈런으로 시즌 40홈런에 홈런을 단 3개만을 남겼다. 김도영의 시즌 도루 개수는 39개다. 홈런 3개와 도루 1개를 더 성공한다면 김도영은 한국 선수 최초로 시즌 40홈런-40도루 고지에 오른다.
KBO리그에선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선수는 2015년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가 유일하다. 테임즈는 시즌 40도루 성공과 함께 40홈런-40도루 고지에 도달했다. 테임즈는 기록 달성 순간 2루 베이스를 뽑는 세리모니로 대기록 달성에 기뻐했다.
만약 김도영도 홈런 3개를 때린 다음 시즌 40호 도루를 성공한다면 앞선 인터뷰처럼 베이스를 뽑는 세리모니로 토종 최초 40홈런-40도루 대기록을 자축할 수 있다.
과연 김도영이 리그 최초의 기록에 도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김도영이 눈 앞에 둔 또 하나의 대기록 ]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 -2
올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떠오른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도영은 16일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2홈런 포함 3안타 3득점으로 활약하며 시즌 134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로써 2014년 넥센 서건창이 기록한 역대 한 시즌 최다 135득점까지 단 1득점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도영은 지난 4월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며 화려한 시즌을 예고했다. 이후에도 그 기세를 시즌 내내 유지하며 KIA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하며 득점을 양산해냈다. 특히 4월 12일에 열린 한화와의 경기부터 4월 26일 LG전까지 역대 3위에 해당하는 13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7월 27일에는 97경기 만에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0득점을 달성하며, 역대 최소 경기 및 최연소 시즌 100득점 선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경기 4득점 2차례, 3득점 7차례, 2득점 27차례 등 멀티 득점도 여러 차례 기록, 출장한 133경기에서 평균 1득점씩 올리며 득점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김도영은 2위와의 격차도 30개 이상 벌어져 있어 KBO 득점상 수상도 확실시 되고 있다.
[ 26년만의 '타이거즈 구원왕' 예약한 정해영 "이제는 욕심나죠" ]
선동열·임창용 이후 최초…"선배님 발목이라도 따라가야"
"마무리투수는 결국 결과…안 다치고 매년 결과 내겠다"
강력한 MVP 후보 김도영, '베테랑의 힘' 최형우, '대투수' 양현종,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까지.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둔 KIA 타이거즈엔 '주역'으로 꼽을 이름이 많다.
그 리스트에 뒷문을 책임지는 정해영(23)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오랫동안 '적임자'가 없었던 KIA의 마무리투수 자리를 입단 2년 차부터 맡기 시작해 올해로 4시즌째 활약 중이다.
그동안은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는데, 올 시즌엔 구원왕도 눈앞에 두고 있다. 13일 현재 2승3패 30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 중인 정해영은 오승환(삼성·27세이브)을 따돌리고 이 부문 선두에 올라있다. 오승환이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고 3위 박영현(KT·24세이브)과는 격차가 크기에, 사실상 구원왕을 예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해영은 "시즌 중반만 해도 개인 타이틀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이었는데, 지금 이 시점에선 솔직히 타이틀도 욕심이 난다"며 "동료들이 모두 잘해준 덕이라 더 기쁘다"고 했다.
마무리투수 첫 시즌이던 2021년 기록한 개인 최다 34세이브도 넘어서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현재 매직넘버가 '6'인데, 내가 35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우승까지 확정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며 웃었다.
특히 정해영이 구원왕을 차지할 경우 KIA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쓰게 된다. KIA는 '해태' 시절이던 1990년대 선동열과 임창용 등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를 보유했던 팀이다. 선동열은 1993년과 1995년, 임창용은 1998년에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후 진필중, 한기주, 유동훈, 김세현, 윤석민, 문경찬 등이 마무리로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26년간 누구도 '구원왕' 타이틀을 가져가진 못했다. 그러다 2001년생의 어린 정해영이 이 숙원을 풀어낼 수 있는 위치에 왔다.
정해영은 "대단한 대선배님들과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자체로도 기분이 좋다"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그 선배들과 함께 언급되기엔 갈 길이 멀다.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표현은 좀 그렇고, 발목 정도라도 따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겸손한 답을 내놨지만 정해영이 어린 나이부터 마무리 경력을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동열, 임창용의 위업에 도전하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정해영도 "물론 모든 마무리투수가 시즌 시작할 때는 구원왕을 목표로 할 것 같다. 나 역시 매년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시즌 정해영은 부침을 겪었다. 3승 4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2.92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으나, 구속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랬기에 비시즌을 더욱 혹독하게 준비했고,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회복했다. 전력 보강이 특별히 없었던 KIA가 표면적으로 강하게 느껴진 이면엔 정해영의 반등이 크게 작용했다.
정해영 스스로도 "작년 아쉬운 시즌을 보내면서 독하게 마음을 먹고 준비했다"면서 "올해 잘 됐지만 그래도 만족 없이 더 성장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준비는 잘했지만 부상을 막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정해영은 올 시즌 6월 어깨 부상으로 한 달가량 전력에서 빠졌다. 데뷔 이래 가장 길게 부상으로 이탈한 시간이었다.
그는 "다른 필승조 형들이 힘들어하고 과부하가 걸리는 게 내 눈에도 보여서 괴로웠다"면서 "어떻게든 빨리 돌아가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잘 됐다"고 돌아봤다.
어린 나이지만 이미 마무리투수 경력이 꽤 많이 쌓인 정해영은, 이미 꽤 많은 노하우를 쌓고 철칙도 가지고 있다.
그는 "마무리투수는 결국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만 하는 위치"라면서 "과정도 좋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불리한 상황에서도 대담하게 자신의 공을 던질 배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마인드 역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정해영은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기는 굳이 영상을 다시 찾아보지 않고, 포수 형들이나 코치님들께 물어본다"면서 "잘한 경기는 영상을 보면서 어떤 게 좋았는지 확실하게 확인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의 부진과 올 시즌의 부상까지 이겨내고 26년 만의 '타이거즈 구원왕'을 눈앞에 둔 정해영. 그의 올 시즌 남은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정해영은 "정규시즌 1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시리즈 직행으로 유리한 고지를 밟는 게 의미 있다"면서 "그래도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팀원 모두가 똘똘 뭉쳐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마무리투수'이기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한다고.
정해영은 "생각만 해도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물론 긴장도 많이 되겠지만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활짝 웃는 얼굴로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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