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8월 31일 ] KIA 타이거즈, 난타전 끝에 삼성에 15-13 승리 소식
박찬호 5년 만의 5타점
최형우 ‘최고령 100타점’
KS 매직넘버 14
KIA 타이거즈가 2위 삼성 라이온즈와 벌인 '1위 결정전'에서 난타전 끝에 오승환을 무너뜨리고 승리해 한국시리즈(KS) 직행 매직넘버를 14로 줄였다.
KIA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벌인 2024 신한SOL뱅크 KBO리그 방문 경기에서 9-12로 끌려가던 6회에만 5점을 뽑아 15-1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꺼번에 매직넘버 2개를 털어낸 KIA는 남은 19경기에서 14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7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삼성이 져도 KIA의 매직넘버는 1개씩 줄어든다.
홈런 7개(KIA 3개·삼성 4개), 안타 27개(KIA 18개·삼성 9개)가 터진 난타전이었다.
황동하(KIA)와 백정현(삼성) 두 선발 투수가 뭇매를 맞고 2회도 못 버티고 나란히 강판하면서 양 팀은 불펜 총력전으로 맞섰다.
KIA가 1회 최형우의 희생플라이와 김선빈의 적시타로 2점을 뽑자 삼성은 공수교대 후 구자욱의 좌중월 2타점 2루타로 경기를 다시 처음으로 돌렸다.
KIA는 2회초 최형우의 2타점 우중간 안타와 나성범의 좌전 안타로 3점을 얹었으나 삼성은 2회말 KIA의 실책을 틈타 잡은 찬스에서 밀어내기로 2점, 박병호의 좌월 만루 홈런으로 모두 6점을 뽑고 8-5로 재역전했다.
KIA가 3회 박찬호의 스리런 홈런으로 다시 8-8 동점을 이루자 삼성은 4회 르윈 디아즈의 우월 투런포와 5회 전병우의 솔로포 등으로 12-9, 3점의 격차를 유지하며 앞서갔다.
KIA는 6회 최형우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한 뒤 오승환이 올라오자마자 경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2사 1, 2루에서 최원준이 투수와 2루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내야 안타를 쳐 만루로 만들었다.
곧이어 박찬호가 중견수 앞 바가지 안타로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보냈고,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우선상에 높이 뜬 타구를 삼성 야수들이 못 잡은 사이 두 명의 주자가 득점해 순식간에 14-12로 경기를 뒤집었다.
5회 등판해 1⅔이닝을 실점 없이 버틴 곽도규가 승리를 따냈다.
박찬호가 3안타에 5타점으로 펄펄 날았고, 9회초 승리를 결정짓는 좌선상 적시타를 친 최형우는 타점 5개를 보태 101개로 늘리며 4년 만에 시즌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은 박찬호(29·KIA)의 인생 경기 중 하나였다. 일단 정규시즌 1·2위 팀인 KIA와 삼성 모두에 중요한 경기였다. KIA는 선두 굳히기, 삼성은 선두 탈환의 발판을 만들 수 있는 경기였다. 박찬호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고도 불린 이 경기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5타점 4득점으로 팀의 15-13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뒤 만난 박찬호는 “이 경기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며 “팀원 모두가 꼭 잡자고 했던 경기를 멋진 승부 끝에 잡았다”고 만족해했다.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찬호는 출루는 물론이고 ‘해결사’ 본능까지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박찬호가 리드오프로서 5타점 맹활약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특히 타점 영양가가 만점이었다. 박찬호는 5-8로 뒤처진 3회초 1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이승현의 2구째 낮은 빠른 공을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동점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올시즌 3호이자, 커리어 통산 16번째 홈런이었다. 그는 “나도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다. 홈런을 많이 쳐보진 못했지만, 그렇게 낮은 공을 홈런 친 건 처음”이라며 “와, 인생 홈런이었다”고 스스로 감탄했다.
이후 재역전을 허용했던 KIA는 6회 빅이닝을 통해 승기를 잡았다. 이때 동점타도 박찬호의 손에서 나왔다. 박찬호는 10-12로 추격하던 6회초 2사 만루에서 오승환의 2구째 몸쪽 직구를 침착하게 받아쳐 2타점 동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타점 2개를 보탠 박찬호는 2019년 5월26일 광주 KT전 이후 1924일 만에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인 5타점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찬스가 계속 걸리니까 더 재밌고,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복기했다.
올해도 ‘3할 유격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박찬호는 그러나 개인 기록에 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그냥 이런 경기에서 이겼다는 게 기분이 너무 좋다”며 “내 몫을 못 했어도 괜찮다. 팀이 꼭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이긴 걸로 됐다”고 모든 초점을 팀 승리에 맞췄다. 그는 다시 한번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만약 경기를 넘겨줬으면 여파가 있었을 것”이라며 “가을야구에서 만나야 하는 팀에 압박감을 심어준 경기였다”고 짚었다.
정규시즌 20경기도 채 남겨두지 않은 현재, 선두 KIA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직행이다. 턱관절 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한 제임스 네일 등 투수진이 완전체가 아닌 가운데 타선의 적극적인 득점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박찬호는 “투수들도 잘해주곤 있지만, 아직 완전체가 아니다. 야수들끼리 매 경기 무조건 점수를 벌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항상 1점이라도 더 뽑아서 투수들을 도와주자는 마음”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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