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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트라이아웃 : 미생들의 도전

토털 컨설턴트 2024. 8.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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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트라이아웃 : 미생들의 도전

KBO 트라이아웃 절절한 사연


독립리그 출신 등 비엘리트 선수 15명, 1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테스트

교통사고 입원 진단에도 참가 강행

프로농구 양동근 코치 조카도 참여

각기 다른 이유로 국내 고교·대학에서 엘리트 야구부 활동을 마치지 못한 15명의 20대 청춘이 프로야구 입성의 꿈을 담아 간절하게 공을 던졌다.

독립리그, 일반학교, 해외파 등 다양한 출신의 투수 8명과 야수 7명이 19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형형색색의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모인 이들은 오전 9시부터 낮 1시까지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타격, 수비, 주루, 투구 테스트를 받았다.

현재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고교 또는 대학 졸업 예정 선수, KBO 규약에 따라 지명 참가가 허용된 선수에게 신청 자격을 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인드래프트 신청 자격이 없지만, 다양한 경로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2013년 트라이아웃을 도입했다.

올해 트라이아웃엔 절절한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다수 참가했다.

부천고 2학년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다가 개인적인 이유로 운동을 중단한 투수 조은결은 자신의 훈련을 도와준 여주대 야구부 선수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테스트 받았다.

그는 "지난주에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와 턱을 다쳐 입원했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트라이아웃 참가를 강행했다"며 "몸이 아파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에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도 있다. 투수 김경묵은 방위 산업체 복무 중 시간을 냈다.

중·고교 선수 등록 이력이 전무한 선수들도 많았다. 내야수 최유승과 유종탁은 독립야구단에 입단해 꿈을 키웠다.

혼혈 오른손 투수 양제이도 눈길을 끌었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 코치의 조카인 양제이는 미국 오벨린 대학교를 졸업한 뒤 KBO리그 입성을 위해 태평양을 건넜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타격, 수비, 주루, 투구 테스트를 연이어 받았다.

첫 번째 테스트인 타격 훈련에선 한 선수당 30차례의 타격 기회를 줬다.

대다수 선수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어깨에 힘을 잔뜩 준 채 풀스윙했다.

일부 선수는 배팅볼에 헛스윙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내야 펑고, 외야 수비, 송구 등 수비 테스트에 임했다.

한 선수는 외야 중계 플레이에서 공을 흘리는 실수를 범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주루 테스트에선 모든 선수가 이를 악물고 뛰었고, 투구 테스트에선 한 명당 30개의 투구 기회를 줬다.

대다수 선수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양제이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 시속 150㎞대 직구를 던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의 프로야구 입성 여부는 다음 달 11일에 열리는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결정된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한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현실적으로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 상당수는 지명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KBO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은 고교·대학 졸업 선수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신인드래프트 '바늘구멍'을 뚫어야 한다.

쉽진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적지 않은 선수가 트라이아웃을 통해 꿈의 무대를 밟은 뒤 KBO리그를 누비고 있다.

해외 유턴파 선수 중에선 삼성 라이온즈 핵심 불펜 김재윤과 이대은(은퇴), 이학주(롯데 자이언츠), 하재훈(SSG 랜더스)이 트라이아웃을 통과해 KBO리그에 입성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재일교포 3세 안권수와 LG 트윈스에서 은퇴한 '동호회 출신' 한선태도 트라이아웃에서 발견한 진주였다.

[ '농구전설' 양동근 키운 노부부, 이젠 야구하는 외손주 뒷바라지 ]


"아들 드래프트 때 떨리는 느낌만 들었는데, 손주는 눈물 날 듯"

혼혈 선수 양제이, 미국서 대학 졸업 후 '꿈' 위해 한국행

"외삼촌 권유로 트라이아웃 참가, 태극마크 꼭 달고 싶어"

프로농구 레전드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수석코치의 부친인 양제신(74)씨와 모친 신영숙(72)씨는 19일 오전 7시에 떨리는 마음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을 나섰다.

이들이 향한 곳은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

부부가 농구장이 아닌 야구장을 찾은 건 2025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혼혈선수 양제이(22)를 바래다주기 위해서다.

미국 오벌린 대학교를 졸업한 양제이는 부부의 외손자다. 양동근 코치의 누나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양제이는 대학에서 야구부 활동을 하다가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안고 귀국했다.

양제이는 지난 7월부터 외갓집에서 생활하면서 독립야구단 화성시 코리요에 입단해 KBO리그 입성을 위해 훈련에 전념했다.

손주의 트라이아웃 모습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외할머니 신영숙 씨는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는 손주의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며 "아들(양동근 코치)의 모습을 볼 때와는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아들이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을 때는 그저 떨리는 느낌만 들었는데, (다음 달에 열리는) KBO 신인드래프트는 조마조마하면서 보게 될 것 같다. 만약에 제이가 호명되면 눈물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제신, 신영숙 부부는 다른 운동선수의 부모들처럼 일평생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택시 운전을 했던 양제신 씨는 아들이 불편함 없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경제 활동에 전념했고, 신영숙 씨도 뒷바라지에 평생을 바쳤다.

양동근 코치가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뒤에도 부부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혹여나 양 코치가 다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매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부부는 2020년 양 코치가 선수 은퇴를 하면서 비로소 여유를 찾게 됐다.

그러나 부부는 이제 외손주 뒷바라지를 해줄 참이다.

신영숙 씨는 "딸 내외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양)제이가 우리 집에서 생활한다"며 "손주가 꿈을 이룰 수 있다면 다시 뒷바라지 생활을 마음껏 할 수 있다. 그저 제이가 드래프트에서 호명돼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취재진에게 손주를 잘 부탁한다며 연신 당부하기도 했다.

신영숙 씨는 "제이는 제육볶음, 추어탕, 순댓국을 좋아하는 아이"라며 "한국말이 서툴러서 그렇지, 한국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부디 각 구단 관계자분이 우리 아이를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5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오른손 투수 양제이(22)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선수다.

그는 프로농구의 전설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수석 코치의 외조카로, 2002년 양 코치의 누나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재학 중 부모님과 미국으로 떠난 양제이는 버지니아주에서 자랐고, 미국 오벨린 대학교에서 생화학을 공부했다.

미국인 아버지를 두고 미국에서 자란 양제이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양제이는 19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뒤 취재진과 만나 "2021년부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D3리그에서 뛰면서 진로에 관해 많이 고민했다"며 "외삼촌은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더 늦지 않은 시기에 도전해야 한다며 KBO리그의 문을 두드려보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외삼촌의 조언을 실행에 옮겼다. 올해 7월 한국에 입국해 독립야구단인 화성시 코리요에 입단했고,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을 했다.

양제이는 최고 구속 150㎞대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던진다.

이날 트라이아웃에선 140㎞ 후반대 직구를 던졌다.

그는 "프로구단에서 제대로 야구를 배운 적이 없다"며 "KBO리그 구단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더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어필했다.

이중국적자인 양제이는 많은 것을 포기할 각오가 돼 있다.

그는 "당연히 복무 의무를 마칠 것"이라며 "한국 야구 문화도 화성시 코리요 구단에서 생활하면서 많이 배웠다.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창한 한국말로 답변을 이어가던 양제이는 "한식도 좋아한다"며 "추어탕, 순댓국도 잘 먹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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