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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 올림픽 ] 권총 이원호, 의지의 올림픽 4위

토털 컨설턴트 2024. 7. 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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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 올림픽 ] 권총 이원호, '의지의 올림픽 4위'

알 수 없는 이유로 오른팔 떨림 증세, 왼팔 사수로 변신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4위 선전

셰위 금메달, 말디니 은메달, 모나 동메달

공기권총 혼성에서 메달 재도전



하루아침에 오른팔을 쓰지 못하게 된 사격 선수가 있다.

정밀한 조준을 위해 어떤 일에도 흔들림 없이 버텨야 할 오른팔이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니' 알 수 없는 이유로 떨리기 시작했다.

권총 선수인데 표적지는 마치 산탄총을 쏜 것처럼 흩어졌다. 주위에서는 "쟤 왜 저렇게 총을 쏴?"라고 수군거렸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권총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한국 사격 국가대표 이원호(24·KB국민은행)의 이야기다.

이원호는 28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남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4위를 차지했다.

온천중학교 재학 시절 사격부에 체험하러 갔다가 그의 재능을 알아본 코치의 권유로 사격을 시작한 이원호는 재능과 노력 덕분에 빠른 속도로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그렇게 무럭무럭 자라던 이원호에게 시련이 찾아온 것은 고등학교 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오른팔이 떨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운동 부족이 이 원인인가 싶어서 운동량도 늘려봤지만, 차도는 없었다.

찾아간 병원에서는 신경이나 근육, 심지어는 심리적인 문제 등 제각각 원인을 짚었다. 그 어떤 치료도 이원호의 떨리는 오른팔을 멈추지 못했다.

사격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던 이원호는 왼손으로 총을 잡기로 마음을 바꿨다.

중학교 시절 은사를 대학교에서 재회해 대학교 1년 때인 2018년부터 '왼손 사격'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왼팔 근력을 기르기 위한 3㎏ 아령은 어딜 가든 휴대 전화처럼 휴대했고, 밥도 왼손으로 먹기 시작했다.

이제는 왼손을 능수능란하게 쓸 정도는 됐지만, 십수 년 동안 오른손잡이로 살았던 터라 완벽할 수는 없다.

왼팔도 오른팔처럼 언제 떨리기 시작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그를 괴롭힌다.

"오른팔을 다시 쓸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오른손에 총을 잡겠다"고 말할 정도다.

이처럼 힘겹게 '왼팔 사수'로 거듭난 이원호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기량을 끌어 올렸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공기권총 10m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왼팔에 대한 확신도 갖게 됐다.

'오른팔이 안 되면 왼팔로' 찾은 올림픽은 세계에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양손 사수' 이원호를 위한 무대다.

이원호는 세계 최정상급 권총 사수 사이에서 본선을 4위로 통과해 결선에 올랐고, 결선에서도 4위를 해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다.

개인전을 마친 이원호의 다음 표적은 공기권총 10m 혼성 경기다.

오예진(IBK기업은행)과 짝을 이뤄 출전하는 이원호는 29일 본선, 30일 결선을 통해 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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