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답지 않은 이범호 감독의 '냉온 리더십'
가을에도 웃는다 ❤️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프로야구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다.
대구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이 감독은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KIA에서 은퇴했다.
이후 KIA 타격 코치를 맡다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도중 갑작스럽게 감독으로 승격돼 광주를 대표하는 프로구단을 이끌게 됐다.
취임 직후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나는 초보 감독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베테랑"이라며 "외국인 선수나 젊은 선수, 고참 선수들에게 모두 스스럼 없이 다가가겠다"라고 소통을 강조했다.
또한 "팀이 연패에 빠지고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해서 그 분위기 자체를 다운시키고 싶은 생각은 솔직히 없다"라며 'MZ 세대' 감독다운 선수단 운영 방안도 내비쳤다.
KIA에서 선수와 코치로 오래 생활했기에 '형님'으로 불리는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조차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라고 말할 만큼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고 있다.
하지만 마냥 푸근한 형님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승부처에서는 간판선수라도 가차 없이 교체하는 강단을 보인다.
17일 광주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이 감독은 9-5로 앞선 5회말 2아웃에 베테랑 투수 양현종의 교체를 지시했다.
KIA는 4회까지 9-3으로 앞섰지만, 양현종이 5회초 3루타와 2루타 등 3안타를 맞고 2실점 해 9-5로 쫓겼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양현종이 이성규를 볼넷으로 내보내 1, 2루의 위기를 자초하자 이범호 감독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아웃카운트 1개만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확보할 수 있었던 양현종은 정재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교체를 알리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역 최다승 투수인 양현종이 최근 수년간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KIA는 양현종을 구원한 김대유가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솎아내 다행히 추가 실점을 막았다.
승부처에서 이 감독의 냉정한 판단이 통한 셈이다.
그러나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이범호 감독의 다음 행동이다.
이닝 교체 때 잔뜩 화가 나 있는 양현종에게 다가가 '백허그'로 그를 위로한 것이다.
그것도 더그아웃에서 다른 선수들이 모두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권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감독이 이처럼 선수와 스스럼없이 스킨십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2일 경기에서는 간판타자로 떠오른 김도영이 본헤드플레이를 하자 다음 타석에서 홈런을 쳤지만, 수비에서 문책성 교체를 했다.
또 외국인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홈런타자 나성범도 실수를 저질러 교체되는 상황이 있었다.
선수들이 실수하면 주전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묻고 있다.
반면 뒤로는 선수들을 달래면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른바 초보 사령탑답지 않은 '냉온 리더십'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초보 사령탑이지만,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에 힘입어 KIA는 17일까지 53승2무35패로 2위 삼성(48승2무41패), 3위 LG(49승2무42패)에 5.5경기 차로 앞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과연 이 감독의 ‘냉온 리더십’이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까.
지금까지만 보면 이 감독의 점수는 10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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