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40-40 달성은 언제 가능할까?
6경기에서 3홈런 필요
국내 선수 중에는 아무도 해내지 못한 40홈런-40도루에 도전 중 ‘천재’가 있다. KIA의 3년차 내야수 김도영(21)이 남은 6경기에서 3홈런-1도루를 추가하며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도영은 지난 19일 두산전에 리드오프로 출전했다. 기록 달성을 위해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게 하려는 이범호 감독의 배려였다.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홈런과 도루 추가엔 실패했다. 득점 1개를 추가해 시즌 득점을 135개로 늘리며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과 함께 역대 단일 시즌 최다득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김도영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44(521타수 179안타) 37홈런 105타점 135득점 39도루 출루율 0.417 장타율 0.647 OPS(출루율+장타율) 1.064이다.
20일엔 KIA 경기가 없다. KIA가 남겨놓은 경기는 딱 6경기다. 도루 1개는 그리 어렵지 않다. 관건은 역시 홈런 3개다.
오타니처럼 몰아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전까지 48홈런-49도루를 기록 중이었던 오타니는 20일에만 3홈런을 몰아쳤고, 도루도 2개를 기록하며 단숨에 50-50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멀티홈런을 터뜨린 경기가 딱 두 번에 불과하다. 다만 그 중 한 경기가 최근에 나왔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 16일 KT전에서 시즌 36호, 37호 홈런을 터뜨리며 희미해져가던 40-40 클럽 가입 가능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KIA는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도영도 마음 편하게 배트를 휘두를 수 있다.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도 김도영의 대기록 작성을 위해 밀어주고 있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서던 김도영을 남은 일정동안엔 1번 타자로 고정시키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지난 19일 경기 후반 타선 대다수를 교체하는 상황에서도 김도영은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겼다.
김도영의 남은 일정은 광주에서 4경기, 대전에서 1경기, 부산에서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일정은 다소 아쉽다. 김도영은 올 시즌 홈에서 타율 0.326 15홈런 OPS 0.983으로 원정(0.358 22홈런 OPS 1.132)에 비해 다소 약했다. 광주가 파크 팩터 상으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나 사직구장에 비해 홈런이 덜 나오는 구장이라는 점도 몰아치기에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결국 믿을 것은 김도영의 슈퍼스타 기질이다. 김도영은 데뷔 3년차인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단숨에 KIA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슈퍼스타란 결정적인 순간에서 더 강해지는 법이다. 과연 김도영이 남은 6경기에서 3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역사에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김도영, 최고 타자로 진화한 비결은? ]
김도영, 선구안-인내심 좋아지며 타격 재능 만개
지난 2022년 프로 입단 당시부터 KBO리그의 미래를 책임질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던 KIA 타이거즈 3년차 내야수 김도영이 풀타임 첫해인 올시즌, 타격 잠재력을 만개시키며 사실상 MVP를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시즌 김도영은 현재(9/19 기준)까지 135경기에 출장해 .344 .417 .647(타율, 출루율, 장타율) 37홈런 105타점 39도루 OPS 1.064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8.92를 기록 중이다. KBO 역대 세 번째로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달성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 최초로 40-40 클럽 가입에도 도전하고 있다.
리그 최고 타자로 변신한 김도영의 활약에 힘입은 소속팀 KIA는 시즌 초반 이후 선두 질주를 이어가다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상태다. 김도영은 프로 첫 MVP와 첫 우승 반지 동시 획득을 노리고 있다
향상된 선구안과 인내심, 리그 최고의 타격 재능 만개
프로 3년차가 된 김도영이 1군 무대에 데뷔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발전한 능력은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해내는 선구안이다.
데뷔 시즌 김도영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서 몸쪽 코스를 깊게 파고드는 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 코스로 멀리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투구에 대한 스윙 비율이 32%로 리그 하위권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2년차가 된 2023시즌부터는 어려움을 겪었던 투구들을 골라내기 시작하며 스윙 비율이 점차적으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올시즌 들어서는 해당 투구에 대한 스윙 비율이 데뷔 시즌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시즌에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이 리그 하위권 수준에서 리그 상위권 수준에 해당하는 24%까지 좋아졌다. 이 덕분에 데뷔 시즌 당시 0.330 대에 불과했던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상대 장타율 역시(각각 .775 .596) 리그 최상위권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이처럼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벗어나는 유인구에 대한 스윙 비율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타격하기 쉬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투구를 더 많이 공략해 인플레이 타구 비율이 높아진 것이 올시즌 역대급 활약을 펼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을 지속적으로 타격하게 되면서 김도영은 이전에 비해 이상적인 발사각도(8도~32도)의 타구를 꾸준히 쳐낼 수 있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타구를 날리는 파워까지 갖추게 되며 정확성과 장타력 모두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
타격에서는 약점 없는 천재 타자, 수비 개선이 숙제
올시즌 거포로 변신한 김도영은 헛스윙 비율이 지난 시즌보다 상승해 리그 하위권 수준인 것을 제외하면 타석에서 이렇다 할 약점을 보이지 않는 완전체 타자로 성장했다.
또한 더 많은 안타와 볼넷을 기록하며 출루 기회가 늘어나자 자연스레 또다른 강점인 역대급 주루 능력을 활용할 기회도 늘어났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들과도 비교될 정도로 폭발적인 주루 능력을 갖춘 김도영은 데뷔 시즌 리그에서 가장 높은 주루사 비율(8%)을 기록하는 등 자신의 툴을 완벽히 활용하진 못했다. 하지만 2023시즌에는 높은 도루 성공률(86%)로 2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주루사도 확 줄이면서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90% 이상의 도루 성공률과 함께 커리어하이인 39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2015 테임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5-35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후속 타자의 안타 상황에서 리그에서 가장 높은 30%의 추가 진루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 리그 최고 주자 중 하나로 입지를 굳혔다.
유일한 아쉬움은 불안한 수비 능력이다. 직전 시즌의 발전이 무색하게 3루 수비에 한해서는 올시즌 오히려 퇴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격수 출신답게 뛰어난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수비 범위 득점 기여도에서는 +4.56점으로 리그 3루수들 가운데 상위권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실책을 저질렀을 정도로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이다.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도영인 만큼 수비 재능은 여전히 뛰어나다. 하지만 프로 입단 이후로는 학생 시절에도 맡아본 적 없었던 3루수 포지션에서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며 재능만큼의 안정감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나서게 될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본적인 수비의 중요성이 커진다. 김도영이 수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 패권의 향배가 달라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2022 신인 드래프트 당시부터 문동주(한화)와 함께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김도영은 프로 3년차에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사상 첫 천만 관중 달성에도 일조한 자타공인 리그 최고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현재는 물론 미래를 이끌어나갈 선수로 인정받게 된 김도영이 국내 선수 최초 40-40 달성과 MVP 수상,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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