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고, 덕수고 6-4로 꺾고 봉황대기 결승 진출
4개월 전 아픔도 씻어냈다
전국 최강 팀이 결승 길목에서 만났다. 그리고 전주고가 덕수고를 꺾고 봉황대기 결승 진출 티켓을 따냈다.
전주고는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전에서 덕수고에 6-4 승리를 거뒀다. 1925년 개교 이후 단 한 번도 봉황대기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전주고. 창단 첫 봉황대기 우승을 향해 한 걸음 전진했다. 전주고는 오는 9월 1일 같은 장소에서 경기상업고와 봉황대기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4개월 전 아픔을 씻어낸 전주고다. 지난 4월 전주고는 신세계 이마트배 결승전에서 덕수고에 패해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전주고는 단 한 번의 찬스를 빅이닝으로 장식하며 덕수고를 무너뜨렸다. 앞서 청룡기 우승을 차지했던 전주고는 올해 전국대회 2관왕을 노린다.
경기에서는 2학년 투수 박시현의 호투가 빛이 났다. 선발로 나서 5⅔이닝을 소화했고 6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3실점을 기록한 박시현은 잠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가, 7회 다시 등판해 2⅓이닝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을 기록. 완벽하게 자신의 임무를 소화해냈다. 이날 99개의 고을 던진 박시현은 투구 수 제한 규정에 따라 결승전에는 등판이 불가능하다.
타선에서는 이한림이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3번 타자 포수로 출전한 이한림은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8번 타자 1루수로 나선 김유빈은 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반면 덕수고는 1번 타자 우익수로 나선 박민석이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8번 타자 1루수로 나선 유용재가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지만, 덕수고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후 주창훈 감독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정말 선수들이 대견하다. 이마트배 대회 결승전 때 덕수고에 패했기 때문에 더 이기고 싶었다. 승리가 간절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하나로 뭉쳤기 때문에 덕수고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날 선발 투수 박시현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덕수고와 대구고의 8강 경기가 끝나자마자 주창훈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준결승전 선발 투수로 박시현을 결정했다. 이들은 1시간 넘게 덕수고에 대한 전력 분석을 했다. 코칭스태프는 박시현에게 더 느리게 공을 던질 것을 주문했다. 원래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였던 박시현은 구속을 높이기 위해 팔을 올려 사이드암 투수로 변신했었다. 하지만 덕수고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시 팔 각도를 내렸다.
주창훈 감독은 "나와 코치 두 명, 박시현이 호텔 카페에서 모여 1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앞서 열린 대통령배 대회 때 안산공고와 덕수고의 경기를 보며 박시현에게 더 느리게 공을 던져줄 것을 요구했다. 더 낮은 곳에서 더 느린 공을 던져야 덕수고가 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덕수고 타자들이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너무 좋다. 그래서 박시현을 설득했고, 팔각도를 15cm정도 내려 언더핸드 투수로 다시 변신 시켰다. 어제 연습을 해봤는데, 느낌이 좋다고 하더라. 오늘 경기에서도 박시현이 잘 해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승리의 공을 박시현에 돌렸다.
이제 전주고는 경기상고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올해 신세계 이마트배 2회전에서 전주고는 경기상업고에 6-1 승리를 거뒀다. 전주고는 당시 좋았던 기억을 봉황대기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주창훈 감독은 "경기상업고는 이마트배 대회 때 첫 상대였다. 전국대회 첫 경기가 경기상업고였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또 맞붙게 됐다. 그때보다 경기상업고 타선이 너무 좋아졌다. 그렇지만 우리 팀 선수들도 페이스가 좋다. 봉황대기에서도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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