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올림픽

[ 2024 파리올림픽 ] 韓 선수단 Z세대가 '금빛 릴레이' 이끈다

토털 컨설턴트 2024. 7. 1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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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더 강해진 韓 선수단  Z세대가 '금빛 릴레이' 이끈다

파리올림픽 D-7…세계인의 축제 펼쳐진다

144명 출전…52년 만에 최소

금메달 5개·종합순위 15위 목표

배드민턴 안세영·탁구 신유빈 등

Z세대들, 각 종목 주축으로 성장


대회 3일차가 '골든 데이'
효자종목 수영·양궁·유도 몰려
황선우, 자유형 200m 금빛물살
男 양궁, 단체전 금메달 정조준
22개 종목, 144명의 선수. 1주일 뒤 막 오르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이 파견하는 선수단 규모다. 1972년 몬트리올올림픽에 50명을 내보낸 이후 역대 최소 규모를 파견하자 1984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 10대 선수로 출전해 가능성을 보여준 2000년대생 선수들은 이제 한국 대표단을 이끄는 중추로 성장했다. 황선우(21·수영), 안세영(22·배드민턴), 신유빈(20·탁구) 등은 우려를 환호로 바꿀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도쿄에서 희망 쏜 Z세대, 파리로

오는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막이 오르는 2024 파리올림픽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열리는 첫 하계 올림픽이다. 3년 전 도쿄 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후 8년 만에 진정한 세계인의 대축제로 돌아오는 셈이다. 주최국인 프랑스 역시 파리의 명소, 패션 브랜드 등 유무형 자산을 적극 활용해 축제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이상, 종합순위 15위 달성을 목표를 잡았다. 1984년 LA 대회에서 10위에 등극한 이후 언제나 종합성적 10위 이내를 목표로 내걸던 데서 크게 후퇴했다.

역대 최소 규모의 ‘미니 선수단’을 파견한 여파가 컸다. 한국은 LA 대회에 210명을 내보낸 이후 꾸준히 200~300명대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하지만 올해는 축구, 배구, 농구 등 구기 종목 대부분에서 출전권을 잃으면서 규모가 크게 줄었다. 단체 구기 종목 가운데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은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다.

선수단 규모는 줄었지만 면면은 강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1년 도쿄 대회는 한국 스포츠에 2000년대생 Z세대의 탄생을 알린 무대였다. 메달 색깔에 따라 눈물을 흘린 이전 세대와 달리 이들은 올림픽 무대를 즐기고 도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쿄에서 생애 첫 올림픽을 경험한 이들은 이제 20대 초중반 선수로 돌아왔다. 운동선수로서 절정의 체력과 기량을 갖춘 시기, 그사이 국제무대 경험을 쌓으며 각 분야의 간판급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3년 전 단체전에서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던 ‘고교생 궁사’ 김제덕은 파리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2003년생 임시현(21)은 안산(23)에 이어 파리에서 여자 양궁 3관왕 신화를 써낼 주역으로 기대를 모은다.

경기 중간중간 힘찬 기합을 넣던 ‘삐약이’ 신유빈은 어엿한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임종훈(27)과 함께 혼합복식 금메달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27일 수영에서 첫 금 도전

한국 수영은 Z세대 등장과 함께 르네상스를 맞은 대표 종목이다. 에이스 황선우를 비롯해 김우민(23), 이호준(23) 등 ‘황금 세대’는 세계 무대에서 기록을 거듭 새로 쓰며 강자로 자리 잡았다. 황선우는 2022~2024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은메달, 동메달,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3연속 메달 획득 기록을 세웠다.

대표팀의 ‘투톱’으로 꼽히는 김우민은 개회식 다음 날인 27일 자유형 400m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메달에 도전한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른 김우민은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믿고 보는’ 여자 양궁 단체전은 28일 열린다. 여자 양궁대표팀은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9대회 연속 금메달을 석권했다. 이번 대회에서 10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대회 3일 차인 29일은 ‘골든데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효자 종목으로 꼽히는 사격, 유도, 수영, 양궁 등이 몰려있다. 유도 허미미가 여자 57㎏급에서 우승을 노린다.

남자 양궁대표팀 (김우진·이우석·김제덕)은 이날 남자 단체전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황선우와 김우민은 자유형 200m에 나선다.



[ 유도 금빛 한판승, 김민종∙허미미 출격 ]

"하늘 감동할 정도로 고된 훈련"

한때 ‘유도 강국’으로 군림하던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이후 금맥이 끊겼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도 ‘노 골드’로 마친 뒤엔 남자 100㎏급 조구함, 남자 73㎏급 안창림 등 체급별 간판선수들이 도복을 벗으며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 유도는 차세대를 이끌 선수들이 등장하며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양평군청), 여자 57㎏급 허미미(경북체육회) 등 새 얼굴들이 국제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며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한국 유도가 파리올림픽서 12년 만에 금빛 메치기에 나선다. 황희태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 김미정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의 땅인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유도 대표팀은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유도를 이번 올림픽서 ‘효자 종목’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파리올림픽 유도엔 남녀 개인전 7개씩 총 14개 체급과 혼성단체전 1개를 포함해 금메달 15개가 걸렸다. 한국은 11개 체급과 혼성 단체전 등 총 12개 종목에 출전해 남녀 금메달 1개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 감독은 “12년 전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침체기에 빠졌다. 만약 이번에도 금메달을 못 따면 한국 유도는 추락할 것”이라며 “남자팀은 최소 금메달 1개를 목표로 한다. 다시 유도의 부흥기가 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서 한국 여자유도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김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이 기대 이상이다. 충분히 입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메달 사냥의 선봉에 선 인물은 김민종과 허미미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민종은 도쿄올림픽선 경험 부족 탓에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키웠다.  세계선수권대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1985년 조용철 이후 39년 만이었다. 김민종은 “하늘이 감동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된 훈련을 버텼다”며 “항상 이기는 호랑이 같은 표정과 눈빛을 갖고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세계선수권서 여자 57㎏급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허미미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남다른 체력과 힘을 앞세운 허미미는 특별한 사연도 갖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재일교포 출신인 그는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펼치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기도 한 허미미가 태극마크를 달고 시상대 가장 높은 위치에서 애국가를 들으며 기쁨을 만끽할지 주목된다. 허미미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8년 만에 여자유도 금메달을 노린다. 허미미는 “할머니가 생각이 난다. 만약 금메달을 따면 더 생각이 날 것 같다”며 “많이 운동했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다”고 했다.



[ 수영 쌍두마차 황선우-김우민, 올림픽 첫 금메달 목표 ]

‘마린보이’ 박태환 이후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수영의 ‘쌍두마차’ 김우민(23)과 황선우(21·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의 각오는 비장하다.

김우민은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매체에서 나를 3위로 예상했다. 3등, 2등도 좋지만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 수영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꿈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자유형 400m가 주 종목인 김우민은 2008 베이징올림픽 박태환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자유형 400m는 파리올림픽 수영 경영에서 금메달이 가장 먼저 나오는 종목.

올 시즌 기록만 놓고 보면 김우민은 4위다. 세계랭킹 1위 루카스 마르텐스(3분40초33·독일), 일라이자 위닝턴(3분41초41·호주), 새뮤얼 쇼트(3분41초64·호주) 기록에 뒤지지만, 최근 세계대회에서 개인 최고기록(3분42초42)을 경신할 정도로 상승세다.

큰 무대에서의 자신감도 충전한 상태다. 김우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자유형 400m, 자유형 800m, 자유형 계영 800m)에 등극했고, 올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정상에 올랐다. 올림픽이 있는 해 개막한 세계선수권에 정상급 선수들이 불참했지만, 김우민은 큰 무대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도쿄올림픽 이후 3년간 김우민은 기록을 무섭게 단축하고 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예선 기록을 기준으로 했을 때, 김우민의 개인 최고기록과는 3초 이상 차이가 있다. 무시무시한 발전 속도다. 이런 상승세를 눈여겨본 해외 수영매체들도 김우민의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황선우도 같은 날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경기를 했다. 이후 3년간 메이저대회 출전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파리에서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해서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김우민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기록만 봤을 때는 포포비치(1분43초13·루마니아), 루카스 마르텐스(1분44초14·독일), 매슈 리처즈(1분44초69·영국)에 이어 4위(1분44초75)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 당시 세웠던 자신의 최고기록(1분44초40)에 조금 뒤진다.

첫 올림픽 무대였던 도쿄 대회 자유형 200m 결선에서 7위에 그쳤다. 예선 때보다 좋지 않은 기록이다. 경험 부족 탓이다. 결선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체력을 안배하는 레이스를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대신 풍부한 잠재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황선우는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안정을 찾았다. 이후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올해는 금메달을 차지했다.

수영 관계자들은 “김우민, 황선우의 올해 기록은 4위다. 두 쌍두마차의 전략이다. 올림픽 때 모든 힘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몸 상태를 만들어왔다. 진가는 올림픽 무대에서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수영은 올림픽에서 박태환(금1/은3) 은퇴 이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넘어 내심 금메달도 노리고 있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과 이정훈 수영 총감독을 비롯한 수영대표팀 관계자들은 3개의 메달을 기대하면서 “1개는 금메달이 될 수 있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우민-황선우의 기량이 세계 정상급이고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금메달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오히려 남자 800m 계영이 금메달에 더 가까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시안게임 800m 계영에서 아시아신기록(7분01초73)을 세우며 수영 사상 최초로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한 해당 기록은 도쿄올림픽 은메달 보다 좋다. 김우민, 황선우와 함께 이호준(제주시청), 김영현(안양시청), 양재훈(강원도청), 이유연(고양시청)이 팀을 꾸리는 계영 800m서는 앞서 경기를 치르는 김우민-황선우의 체력 관리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 뉴 어펜저스’ 대항마는 ‘하버드 4인방’ ]

오상욱(28·대전시청), 구본길(35), 김정환(41·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30·화성시청)로 이뤄진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오랜 기간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며 ‘어펜저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들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며 정점을 찍었다. 김준호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고, 세대교체 흐름 속에 어펜저스도 해체 수순을 밟았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선 ‘뉴 어펜저스’가 한국 남자 사브르의 황금기를 이어간다. 김정환과 김준호가 빠진 자리에 신예 박상원(24·대전시청)과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이 들어왔다. 뉴 어펜저스의 목표는 올림픽 3연패다. 앞서 한국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 2016 리우를 제외하고 2012 런던과 2020 도쿄 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멤버 변화 속에도 한국은 단체전 세계랭킹 1위를 유지 중이다.

이런 한국이 가장 경계하는 팀이 있다. 전통의 강호 헝가리나 프랑스도 만만찮은 상대지만, 최근 급부상한 세계랭킹 2위 미국의 전력도 보통이 아니다. 원우영 남자 사브르 대표팀 코치는 “올림픽에서 가장 견제되는 팀은 최근 경기력이 가장 좋은 미국”이라고 했다. 한국은 올해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남자 사브르 월드컵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에 패하기도 했다.


미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콜린 히스콕(19), 엘리 더시위츠(29), 미첼 사론(24), 필리프 돌레지비치(24)가 팀을 이뤘다. 미국펜싱협회는 이번 남자 사브르 대표팀을 ‘하버드 팀’이라고 소개한다. 멤버 전원이 하버드대학교 졸업생이거나 입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신흥 강자로 떠오른 10대 히스콕(6위)과 올림픽 2회 출전 경험이 있는 더시위츠(3위)는 개인 세계랭킹 톱10에 든 선수들이다. 한국 대표팀 중 세계랭킹 10위 안에 든 선수는 오상욱(4위)이 유일하다.

미국 펜싱은 변칙적인 스텝과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도 이 점에 대한 대비를 집중적으로 했다.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맞붙으면 지지 않을 자신감도 충분히 키웠다. 원 코치는 “변칙적인 기술은 다 분석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오상욱, 구본길 선수가 잘 적응하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며 “박상원, 도경동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아지고 있어서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높이뛰기 우상혁, ‘바·탬·해·커’ 넘고 활짝 웃어라 ]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사상 첫 트랙&필드 종목 메달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현역 빅4’로 불리는 라이벌들을 넘어설 금빛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96년생인 우상혁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높이뛰기에 입문했다. 원래는 달리기 선수였으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발 길이가 왼발보다 1㎝가량 짧아 높이뛰기에 더 적합하다는 코치의 권유로 전향했다. 20년 가까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2016 리우올림픽에선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3년 전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당시 한국 신기록인 2m35를 넘으면서 최종 4위로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우상혁은 도쿄 대회에서 전 국민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도 얻었다. 웃으며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고 도약 전 “할 수 있다”고 주문을 외우는 긍정적인 모습이 코로나19로 시름에 빠져 있던 국민에게 희망을 안겼다.

우상혁은 이후 승승장구했다. 2022 체코 월드 인도어 투어 브론즈 후스토페체 대회에서 한국 신기록(2m36)을 세우며 우승했다. 2022 오리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은메달(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2m33)을 따면서 세계적인 점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우상혁이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존 라이벌에 더해 새로운 실력자도 나타났다. 우상혁의 개인 최고기록은 2m36이다. 최대 경쟁자인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2m43)에 7㎝ 뒤진다. 장마르코 탬베리(2m37·이탈리아)에 이어 주본 해리슨(미국), 해미시 커(이상 2m36·뉴질랜드)와 공동 3위권이다.

올시즌 기록은 촘촘하게 붙어 있다. 탬베리(2m37), 커(2m36), 해리슨(2m34), 우상혁(2m33)이 1㎝ 차이로 줄지어 서 있다. 바르심의 올시즌 최고기록은 2m31이다.

변수도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바르심과 함께 공동 금메달을 딴 탬베리가 부상을 입었다. 탬베리는 부상 탓에 올림픽 개막 전 출전하려던 대회도 포기했다. 바르심도 올시즌 기록이 저조한 편이다. 우상혁이 메달을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우상혁은 금메달 가능 기록으로 2m37을 보고 있다. 아직 한 번도 넘지 못한 기록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신기록 달성과 함께 반드시 시상대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삭발 투혼도 감행했다. 우상혁은 “1㎝라도 더 뛰어보자는 마음으로 삭발했다”며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인 만큼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상대 제일 높은 자리에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상혁은 한국시간으로 다음 달 7일 오후 5시 5분 주경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예선을 치르고 11일 오전 2시10분 하늘에 운명을 맡기고 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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