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허미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획득 소식
한국 선수로는 6년만
세계랭킹 1위 데구치와 총 12분 19초 연장 혈투 끝에 신승
한국 여자 선수로는 1995년 정성숙, 조민선 이후 29년 만의 우승
파리 올림픽 메달 전망 밝혀
여자 유도 간판 허미미(세계랭킹 6위·경북체육회)가 한국 선수로는 6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허미미는 2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57㎏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연장(골든스코어) 혈투 끝에 반칙승으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18년 남자 73㎏급 안창림, 남자 100㎏급 조구함(이상 은퇴)에 이어 6년 만이다.
특히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허미미는 이날 러시아 출신 개인중립선수(AIN) 다리아 쿠르본마마도바, 아제르바이잔의 아젤리아 토프라크, 우즈베키스탄의 수쿠리온 아미노바를 모두 한판승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허미미는 세계랭킹 2위인 캐나다의 제시카 클림카이트까지 업어떨어뜨리기 절반으로 꺾었다.
결승 상대인 데구치는 캐나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혼혈 선수로 2019년과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 체급 최강자다.
그러나 허미미는 위축되지 않고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몰아세웠다. 그리고 경기 시작 59초 만에 지도 1개를 뺏었다.
경기는 접전으로 펼쳐졌다. 허미미는 1분 13초에 지도 1개를 받았고, 1분 36초엔 두 선수가 나란히 지도 한 개씩을 주고받았다.
이제 둘 중 한 명이 지도 1개를 받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 됐다.
허미미는 이를 악물고 싸웠다.
정규시간 4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허미미는 연장에서도 물러섬 없이 끈질기게 버텼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두 선수는 연장 8분이 넘어서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허미미는 상대가 지친 기색을 보이자 연장 8분 16초에 회심의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이때 히구치는 뒤로 물러섰고, 주심은 경기를 잠시 중단한 뒤 데구치에게 세 번째 지도를 선언했다.
상대 선수의 반칙 3개로 우승을 확정한 허미미는 매트 위에서 껑충껑충 뛰며 기쁨을 표현했다.
2002년 일본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재일교포 출신으로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한 뒤 한국 대표팀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할머니가 2021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여러 차례 손녀에게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허미미는 경북 군위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허석 선생의 후손이기도 하다. 허미미의 조부가 허석 선생의 증손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도쿄에 있는 와세다 대학교 스포츠과학부에 재학 중인 허미미는 국제대회를 대비할 때면 한국으로 건너와 진천선수촌 등에서 훈련한다.
허미미가 21일 물리친 크리스타 데구치는 캐나다 출신 영어 강사였던 아버지(토마스 테일러)와 일본인 어머니(데구치 유키나)를 둔 선수다. 일본 나가노현에서 태어나 어머니쪽 성(姓)을 받았다. 일본에서 학업과 선수생활을 하다 야마나시 가쿠인 대학교 재학 중 일본 국적 대신 캐나다 국적을 선택했다. 캐나다 측에서 유망주였던 데구치를 귀화시키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2022년 6월 국제대회 데뷔전인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하는 등 값진 성과를 내며 단숨에 한국 여자 유도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5위에 올랐고, 올해엔 포르투갈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이제 남은 목표는 단 하나, 2024 파리 올림픽이다.
일찌감치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 허미미는 현 세계최강자 데구치에 대한 공략법을 확인했고,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의 메달 전망도 밝혔다.
한국 유도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김재범과 송대남이 우승한 이후 금맥을 캐지 못했다. 여자부의 경우엔 1996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조민선 이후 ‘노골드’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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