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키움 5-3 격파
‘김규성 8회 대타 결승타’ : 이범호 계책이 결정적 순간에 적중
2연승+위닝시리즈 확보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하고 2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승리로 어린이날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지난 경기 3연패를 끊은 KIA는 박찬호(유격수)-패트릭 위즈덤(1루수)- 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오선우(좌익수)-한준수(포수)-정해원(우익수)-박정우(중견수)가 선발출장했다. KIA 타선은 9안타를 기록했다. 한준수가 멀티히트를 때려냈고 위즈덤은 중요한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김규성은 8회 대타로 출장해 결승타를 터뜨렸다.
선발투수 김도현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하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전상현(⅓이닝 무실점)-이준영(⅔이닝 무실점)-조상우(1이닝 무실점)-정해영(1이닝 무실점)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팀 승리를 지켰다. 정해영은 시즌 8세이브를 따냈다.
KIA는 1회초 1사에서 위즈덤의 볼넷에 이어서 김도영과 최형우의 연속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김선빈은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오선우의 타구에는 1루주자 최형우가 2루수 수비방해로 아웃돼 공격이 끝났다.
키움은 1회말 선두타자 송성문과 최주환이 연달아 볼넷을 골라냈다. 카니데스의 중견수 뜬공에는 주자가 모두 진루에 성공했다. 푸이그는 1사 2, 3루에서 1타점 진루타를 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김태진은 1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어준서는 1루수 땅볼로 잡혔다.
KIA는 2회초 1사에서 정해원이 볼넷을 골라냈고 박정우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박찬호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위즈덤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다시 팀에 리드를 안겼다. 김도영은 6-4-3 병살타를 쳤다.
키움은 2회말 선두타자 이형종이 2루타를 날리며 단숨에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동헌이 삼진을 당했고 이용규는 진루타로 2사 3루를 만드는데 그쳤다. 송성문은 볼넷을 골라냈지만 최주환이 우익수 뜬공을 치며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이후 경기는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5회초까지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던 중 키움이 5회말 선두타자 이용규의 2루타가 터지며 무사 2루 찬스를 잡았다. 송성문과 최주환은 모두 삼진을 당했지만 카디네스가 1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KIA는 8회초 선두타자 오선우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한준수가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대타 김규성은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팽팽하던 균형을 무너뜨렸다. 박정우는 삼진을 당했지만 김규성이 2루 도루에 성공해 1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고 폭투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는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범호 계책이 결정적 순간에 적중… "너무 잘해줬다" 활짝 웃었다
KIA는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경기 막판까지 어려운 승부를 이어 갔다.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8회를 맞이했다. 7회 1사 만루라는 절호의 기회에서 최형우 김선빈이라는 베테랑 타자들이 해결을 못해준 게 내심 아쉬웠다.
하지만 8회 다시 기회를 잡았다. 키움 네 번째 투수 박윤성을 상대로 선두 오선우가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이어 한준수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기록해 무사 1,2루라는 찬스를 맞이했다. 여기서 KIA 벤치는 승부수를 꺼냈다. 정해원을 김규성으로 교체했다.
KIA 벤치의 사인은 번트인 것으로 보였다. 김규성은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번트 모션을 취했다. 3-3으로 맞선 8회 무사 1,2루고, 1점이 결승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으니 모두가 이 번트 작전에 대해 큰 의심을 품지는 않았다. 다른 작전이 나올 가능성보다는 번트 작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임에는 분명했다. 키움 수비진도 번트에 대비해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김규성이 방망이를 거둬들이더니 공을 맞혀 1·2루간으로 타구를 보냈다. 번트에 대비해 움직이고 있었던 키움 수비진이 흔들렸고, 결국 타구는 우익수 앞으로 빠져 나갔다. 2루 주자 오선우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작전의 성공이었다.
뒷이야기는 이렇다. 사인 자체는 번트 작전이 맞았다. 하지만 이범호 KIA 감독은 김규성이 대타로 들어가기 전 불러 하나의 계책을 전달했다.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김규성은 경기 후 "내가 타석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께서 번트 사인이 나도 수비수들을 보고서 압박을 하면 (방망이를) 좀 빼서 최대한 땅으로 굴릴 수 있게 하라는 말을 먼저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이미 이 상황을 준비하고, 선수에게 대비하도록 생각의 시간을 준 것이다.
김규성은 "그것(강공 전환)을 생각해서 들어갔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이 감독의 작전도 작전이지만, 이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한 김규성의 능력도 빛났다. 김규성은 "2루수를 많이 보고 있었는데 좀 많이 움직이더라"면서 키움 수비진의 상황 판단을 읽은 뒤 "2루 쪽으로 치면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겠다 생각을 했는데 마침 조금 1루로 가기는 했지만 운이 좋아서 안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규성은 "정타가 아니어서 (1루로) 뛰면서 '제발, 제발 잡지 마라'고 했던 것 같다"고 다시 웃어보였다.
김규성의 적시타로 1점은 물론 1루 주자를 3루로 보낸 KIA는 박찬호 타석 때 폭투까지 나오며 1점을 더 추가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KIA는 8회 조상우, 9회 정해영이 차례로 등판해 2점 리드를 지키고 연승을 확정했다.
김규성은 올해 개막 로스터에 들어 지금까지 1군 엔트리에 머물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치열한 내야 백업 경쟁을 스스로 실력으로 이겨냈다. 특히 팀의 주전 유격수인 박찬호가 무릎 부상으로 빠졌을 때 이 자리를 메우면서 기록 이상의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타 개수가 많지는 않지만 이 안타가 상당수 중요한 상황에서 터져 나왔다.
김규성은 "백업들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을 한다. 상황도 다르고, 굉장히 타이트한 상황에 나오기 때문에 힘든 백업이라고 생각을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백업이지만 내 개인 기록이나 이런 것들을 떠나서 그냥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팀이 이기면 내가 못해도 기분이 좋고 그렇다"면서 "우리 백업 선수들이 굉장히 열심히 한다.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 우리 백업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뒤에서 많이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KIA 선수단의 의지를 대변했다.
이범호 감독도 경기 후 "찬스 상황에서 득점이 안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면서도 "8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대타 김규성이 그라운드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그것이 결국 결승타로 이어졌다.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자신의 몫을 너무나도 잘 해줬다"고 칭찬하고 또 고마워했다. 이어 "마운드에서는 김도현이 초반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퀄리티스타트 투구로 선발투수 역할을 다 해줬고,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이준영이 귀중한 아웃카운트 두 개를 책임져줬다. 오늘 마운드에 오른 모든 투수들 다 호투해줬다.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리며, 내일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7일 황동하가 선발로 나서 3연승에 도전한다. 키움은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가 등판해 4연패 탈출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