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만에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MVP 도전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당시 에이스로 OB(현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던 투수 박철순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초대 MVP라는 영예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대단했던 것은 모든 표를 싹쓸이 한 ‘만장일치’ 수상이었다는 점이다.
박철순 이후 40년이 넘도록 KBO리그에 만장일치 MVP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그 만장일치 MVP에 도전하는 선수가 나타났다. 김도영(KIA)이 그 주인공이다.
오는 26일 열리는 2024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MVP 후보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총 18명이다. 그런데 그 18명 중 유독 김도영의 이름만 눈에 띈다.
그만큼 올해 그의 활약이 빛났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프로 3년차인 올해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했다. 타율 0.347(3위), 38홈런(2위), 109타점(7위), 189안타(3위), 143득점(1위), 40도루(6위), 출루율 0.420(3위), 장타율 0.647(1위), OPS 1.067(1위) 등 타격 전반에 걸쳐 고른 활약을 펼쳤다. 143득점은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고 기록이며,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까지 작성했다.
MVP 수상은 확실시된다. 202안타를 쳐 서건창이 2014년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10년 만에 갈아치운 빅터 레이예스(롯데) 같은 선수들도 있긴 하지만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까지 고려할 때 김도영을 능가할 선수는 없다.
다만, 만장일치 수상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1982년 박철순의 경우 경쟁자가 없어 단독 후보로 올랐고, 반대표가 없어 만장일치 수상에 성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경쟁자들을 넘어서야 하는데다, 투표에 참가하는 기자들의 숫자가 초창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박철순 때와 같은 상황이 아니다.
타격 7관왕에 올랐던 2010년 이대호, 타격 5관왕에 올랐던 2022년의 이정후도 만장일치 MVP 수상에 실패했다. 2010년 이대호는 92표 중 59표를 얻는데 그쳤는데, 당시 류현진에게 30표라는 적잖은 표가 갔다.
2022년의 이정후는 가장 안타깝게 만장일치 수상을 놓친 경우다. 총 득표수 107표 중 104표를 얻었다. 나머지 3표 중 2표는 이대호에게, 그리고 나머지 1표는 같은 팀의 투수인 안우진에게 갔다. 지난해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한 에릭 페디도 총 투표수 111표 중 102표라는 적잖은 표를 얻었지만 역시 만장일치 수상은 아니었다.
만장일치 MVP 수상 여부는 현 시점에서는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이제는 한 번쯤 나올 때가 됐다. 김도영이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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