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2018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전인지

토털 컨설턴트 2018. 10. 1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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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 우승 전인지 )


TOP 10 기록



전인지(24)가 2년 묵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갈증을 한국에서 풀어냈다. 전인지는 1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전인지는 단독 2위 찰리 헐(잉글랜드)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인지는 챔피언조에 속한 헐이 18번홀(파5)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리면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전인지의 시즌 첫 우승이다. 전인지의 LPGA투어 우승은 2016년 9월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2015년 US여자오픈 우승과 더불어 통산 3승째다.


전인지는 지난주 인천에서 열린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4전 전승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끌며 상승세를 탔고,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US여자오픈 우승을 발판으로 LPGA 투어에 정식 입성한 전인지는 2016년 신인왕과 최저타수상(베어 트로피)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후 추가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2017년에는 준우승만 5번, 3위를 2번 하는 등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킹스밀 챔피언십 공동 2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주춤한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전인지는 유독 KEB하나은행 챔피언십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4년에는 연장전까지 갔지만, 백규정에게 우승을 내주며 공동 2위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챔피언조에서 4라운드를 쳤지만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우승으로 전인지는 과거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전인지는 선두를 2타 차로 뒤쫓는 공동 4위에서 4라운드에 나섰지만,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쓸어 담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번홀(파4)과 2번홀(파4) 연속 버디로 힘차게 4라운드를 출발한 전인지는 5번홀(파5)과 6번홀(파4)에서도 연속 버디를 추가했다. 9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는 10번홀(파4)에서 보기로 한발 물러섰다. 12번홀(파3)도 위기였다. 티 샷이 홀 반대 편 내리막 지점으로 떨어졌고, 다음 샷은 홀을 지나쳐 프린지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전인지는 칩 샷으로 파를 넣으며 위기를 넘겼다. 그 기세를 몰아 전인지는 13번홀(파5)과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승기를 굳혔다. 16번홀에서 17번홀으로 이동할 때 밝은 표정으로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여유를 보인 전인지는 남은 홀을 파로 막으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홀 아웃 직후 인터뷰를 하면서는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헐은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해 한때 전인지와 선두 경쟁을 벌였으나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기복을 보이면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고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 준우승 경력이 2번 있는 세계랭킹 1위 박성현(25)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치고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며 공동 3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교포 이민지(22·호주)와 대니엘 강(26·미국)도 공동 3위다. 이로써 박성현은 9주 연속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지켰다.


이 대회에서 쭈타누깐(태국)이 우승하거나, 4위를 하더라도 박성현이 22위 이하 성적을 냈더라면 세계랭킹 1·2위 주인이 바뀔 뻔했다. 그러나 박성현과 쭈타누깐이 나란히 같은 성적을 내면서 랭킹도 유지됐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인 고진영(23)은 3라운드까지는 16위였지만,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잡아내는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7위를 차지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배선우(24)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 최다 관중 신기록 ]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올해 최다 관중 입장 기록을 새로 썼다. 대회본부는 1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열린 대회에 나흘 동안 6만8천47명의 유료 관중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에 세웠던 최다 관중 기록 6만1천996명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올해 대회는 1∼3라운드에서 사흘 동안 라운드당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운 덕분이었다.


1라운드에는 6천238명이 입장해 지난해 5천772명을 넘어섰고 2라운드 때는 1만2천766명이 경기장을 찾아 2015년 기록 9천471명을 경신했다. 또 3라운드에는 1만7천488명이 들어차 작년 1만5천264명을 웃돌았다. 다만 최종일 입장객 3만1천555명은 지난해 기록 3만1천726명에 미치지 못했다.


첫날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었을 뿐 대체로 날씨가 맑았던데다 인근 송도에서 열린 LPGA투어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이 우승하면서 LPGA투어 열기가 가열된 덕도 봤다는 분석이다. 특히 박성현(25)과 전인지(24) 등 관중 동원 능력이 탁월한 스타 선수들의 출전이 흥행을 이끌었다.


한편 이 대회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없어지고 내년에는 부산에서 새로운 LPGA투어 대회가 개최된다.




[ 전인지 선수 우승 소감 ]



우승 소감은.

▶ 우승이 확정된 순간 지난 힘들었던 시간과 그동안 응원해주신 분들이 생각나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이곳에서는 울지 않도록 노력해보겠다(웃음). 우승해서 많이 기쁘다.



그동안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 메이저 대회 우승을 2번 한 이후 3번째 우승 역시 메이저 대회였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대회서 우승 욕심을 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우승을 못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조금씩 조금씩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스스로를 바닥으로 내려보냈던 것 같다. 이 시간 동안 가족은 물론이고 매니지먼트 팀들을 힘들게 했다. 이번 대회서 모든 분들 앞에서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우승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본인에게는 진짜 전환점이 됐나.

▶ 전환점으로 생각하고 싶었다가 맞는 말인 것 같다. 힘든 시간이 한 번에 온 것이 아니라 조금씩 왔었다. '그 대회가 너한테 터닝포인트가 될 거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한 순간에 좋아질 수 있지?'라는 부정적인 생각부터 들었다. 이럴 때 마음가짐을 건강하게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의 진심을 받아들여 보자' 라고 마음먹었다. 마지막 홀에서도 그런 말들을 떠올리며 플레이했다.



한국에서는 국보(보물)라고 칭하는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나.

▶ 솔직한 마음으로는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감사했었는데, 힘든 시간 동안 그것을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도 이번주에 많은 팬분들 앞에서 플레이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감사했다.



이번 대회서 샷감이 좋았는데. 

▶ 사실 대회 시작하기에 앞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다. 샷 감이 좋았다기 보다는 믿음이 우승으로 이끌어줬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 경기에 반응하지 말고 내 경기 스타일을 잘 발휘해보자 라고 마음 먹은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마음이 건강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악플과 관련됐나.

▶ 관련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 21살 때 투어에 올라와서 우승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포털 사이트에 내 이름이 올라오니 신기했다. 그런데 안되기 시작하면서 악플이 생겼고, 여자로서 참기 힘든 속상한 말들도 나왔다. 이런 악플들이 가슴에 콕 박히더라. 그 말에 반응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미웠다. 나를 더 일어나기 싶지 않게 만들었다. 무서웠다. 그렇다고 욕을 듣기 싫다고 다른 사람으로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는 기회가 된다면 앞장서서 그런 분위기를 잘 바꿔보고 싶다. 상대 선수를 깎아내리는 것보다 모두가 잘 어우러지는 따뜻한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12번홀 파세이브에 대해.

▶ 1, 2라운드 더블보기가 있었고, 3라운드에서 보기가 있었다. 오늘도 10번홀 보기가 하나 나왔다. 더 이상의 보기는 없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매주 대회마다 칩인을 한 번씩을 하자는 나만의 목표가 있었다. 그런데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때 칩샷이 다 맞고 나오더라. 저번에 못했던 것까지 두 번 해보자고 마음먹었고, 이번에 2개를 해냈다. 첫 칩인은 1라운드 4번홀에서 했고, 12번홀에서 나머지를 했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25개월만 우승, 한국에서는 3년만 우승이다. 극복해낸 과정을 설명해준다면.

▶ 올해 4월에 머리를 잘랐다.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스타일이었다. 좀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머리카락을 잘랐는데 더 속상했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했는데 이것에 대한 루머들이 많이 생기더라. 실연, 부모님과의 관계 등등에 대한 말이 나왔다. 지나고 보면 작은 것들인데 그 때 나에게는 전혀 작지 않았다. 크게 반응했었고, 그런 것들이 모여서 한 때는 바닥에서 움직이고 싶지 않았었다. 8월 내 생일 때 한국에 있었는데 그 당시 할머니가 다치셨다. 할머니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고 싶어 새벽에 달려갔었다. 중환자실에 계셔서 30분 면회를 할 수 있었는데 29분 동안은 나를 기억 못하셨다. 그런데 나오는 순간 '건강해야 돼' 한 마디를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나의 건강하지 않은 정신 상태를 바꿔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후 나를 위해주는 말에 진심을 보려고 노력했다.



할머니는 본인에게 어떤 분이신가.

▶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할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할머니가 해주신 밥과 반찬들을 먹고 자랐다. 가족이 아프다는 것은 되게 속상한 일이다. 소중한 사람이 나를 기억하지 못했을 때는 슬프더라. 제 골프 경기를 보는 것이 일상이셨는데, 우승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사랑하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자꾸 그 기회를 놓치는 내 모습이 스스로를 더 힘들게 했다. 이번에 할머니께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서 기쁘다. 손녀딸 잘했다고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SNS을 보면 열기구를 탄다든지 아이스 하키를 배우는 등 많은 활동을 했는데, 부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됐나.

▶ SNS에서 보여주는 내 모습은 전부가 아니다. 골프 선수가 아닌 다른 것을 했을 때 공유하는 공간이다. 골프가 뒷전인 적은 없다. 골프와 관련된 것으로 SNS을 채우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또 다른 전인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공간이다. 사진 속 순간들은 행복한 순간이었다. 공유하고 싶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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